제주 진도 강진등 남쪽의 바닷가는 비자 유자 치자나무가 있어 겨울이 푸르다. 제주도 동북쪽 구좌면의 비자나무숲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기도 하지만 세계적인 명성을 지니고 있다. 고려 때부터 조선말까지 열매와 목재가 궁중 진상품이었다. 갈색을 띤 황색으로 나뭇결이 곱고 기름기와 향기가 있어 닦으면 닦을수록 윤이 난다. 수축률이 낮고 비틀림 갈라짐이 거의 없다. 탄력과 절삭가공이 뛰어나 바둑판으로는 최고로 쳤다. 가구재는 물론 염주 조선용재로도 썼다.그래서 「목재의 황제」라 했다. 문채가 있는 나뭇결이 비단같이 아름다워 문목이라고까지 했다.
비자나무는 열매이름 비자때문에 생긴 이름이다. 비자, 비자, 비자, 옥비, 적과, 옥산과로 불린다.
일본 중국 북미등지에서만 자라고 우리나라에서는 제주 전남 경남등에 분포돼 있으나 어릴때 보호만 잘하면 서울서도 자랄수 있는 비교적 내한성이 강한 상록침엽수이다. 사철 푸른잎과 웅장하고 품위있는 수형으로 고급정원수로 꼽힌다.
강진군 병영면 삼인리 수령 4백년생 바자나무는 조선초부터 병사들의 구충약제로 보호되어 왔다. 살충효과때문에 구충제로 요긴하게 쓰여 왔다.
9∼10월에 익은 종자를 채취해 껍질을 벗기고 햇볕에 말린 후 약재로 쓴다. 동의보감은 「촌백충에 하루 비자나무 열매 7개씩 7일만 복용하면 충이 물이 되어 나온다」했고 「삼충과 촌백충을 다스리니 항상 7개씩 먹되 1근을 먹으면 충이 모두 제거된다」고 했다. 비자 3알과 호두 2알 측백나뭇잎 1냥(37.5g)을 찧어 눈녹은 물에 담가 이 물로 머리를 빗으면 탈모방지와 함께 머리에 윤기가 난다고 했다.
열매에서 짠 기름은 식용유로 등불로 머리기름으로 썼다. 설날에 비자와 밤은 없어서는 안되는 과실이다. 신년벽두부터 구충제로 먹어 한해의 건강을 도모한 민속식이었다.【김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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