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자·증권·보험등을 자회사로/「신한」이 선두… 「제일」·「장은」도 채비/개방대비 대형화… 매수·합병 예측도국내에도 「종합금융그룹」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수십개의 자회사를 둔 일반 제조업의 재벌그룹처럼 은행들도 단자 증권 보험등 관련 금융회사를 잇따라 설립 또는 인수하면서 「금융전업기업군」으로 변신하고 있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제일은행의 상업증권인수이후 은행들의 업종다각화(종합금융그룹화)와 이에 따른 은행간 판도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종합금융그룹을 향한 은행의 대형화가 계속될 경우 우리나라도 조만간 외국처럼 은행간 매수·합병(M&A)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성급한 관측도 제기될 정도다.
현재 종합금융그룹의 골격을 가장 뚜렷이 갖춘 곳은 신한은행이다. 84년 장기발전계획에 따라 신한은행은 지난 10년간 단자 보험 증권 금고등 모두 7개의 금융자회사를 설립 인수했다. 이에 따라 3년전부터 명칭도 아예 「신한금융그룹」으로 불리고 있다.
대개 금융전업기업은 은행을 필수로 적어도 단자 증권 보험사등을 갖춰야 하는데 현재 신한은행만이 이 조건을 충족하고 있.
제일은행도 상업증권인수를 계기로 금융그룹의 「전형」에 한걸음 다가섰다. 제일은행이 3천5백억원의 거액을 지불하면서 증권사인수에 나섰던 것은 「종합금융체계(UNIVERSAL BANKING)」를 완전히 구축하기 위해 증권업 참여가 시급했기 때문이다.
제일은행은 이제 증권 단자 금고 리스 창업투자 선물거래등 9개 금융자회사를 거느리게 됐고 금명간 보험업참여에 착수, 금융그룹의 완전한 면모를 구축할 계획이다.
「장은그룹」의 모회사인 장기신용은행은 보험 단자는 없지만 증권과 리스 신용카드 창업투자등 「알짜」자회사를 보유, 종합금융그룹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오너」가 인정되는 비은행권에선 대신(증권 보험 개발금융)과 은행을 제외한 전금융업에 진출해 있는 동양(단자 증권 보험 창업투자 선물거래 팩토링금융)이 금융그룹형 재벌로 손꼽히고 있다.
은행의 이같은 종합그룹화 경향은 향후 본격화될 「금융의 규모와 영역경쟁」 때문이다. 은행기능만으로는 충족시킬수 없을 만큼 소비자의 금융수요는 다양화되는 추세지만 은행이 보험 증권등을 취급할수 없는(전업주의) 우리나라에선 포괄적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자회사를 통한 타금융업으로의 「가지뻗기」가 불가피하다.
개방과 경쟁시대를 맞아 정부도 금융전업기업군 육성방침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머잖아 국내에도 은행을 지주회사로 M&A를 통해 업무영역을 넓힌 미국의 「씨티그룹(CITI CORP)」「뱅크·아메리카그룹(BA)」같은 종합금융사들이 본격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국내 첫 종합금융상품인 「중소제조업 우대통장」을 개발했다. 이 통장가입자는 은행대출외에 시설재(리스) 단기자금(단자) 상장지도(증권) 산업정보(연구소)등 부대서비스을 제공받는다.
제일 장기신용은행등도 고객에게 자회사를 통한 금융우대혜택을 주고 있는데 앞으로는 은행―보험―증권―리스등이 연계된 종합금융상품이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제일은행 홍태완상무는 『종합금융그룹이 되면 은행은 재원확대외에도 자회사들과 금융정보 및 신용자료를 공유할수 있으며 소비자들도 은행 증권 보험등 모든 금융거래를 한곳에 집중해 정보 금리상의 우대혜택을 받는 「주거래 금융그룹」관행이 뿌리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종합금융그룹시대의 개막으로 첨단서비스를 동반한 은행의 대형화경쟁이 확대될 경우 앞으로 국내은행간의 M&A까지도 점쳐지고 있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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