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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강/「죽음의 강」 방치 언제까지…/폐수 범벅… 공업수로도 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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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강/「죽음의 강」 방치 언제까지…/폐수 범벅… 공업수로도 부적

입력
1994.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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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댐 건설후 수량격감 자정력 상실/당국,수질개선 외치며 공장허가 남발 금호강을 버릴 것인가?

 낙동강 식수원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고있는 대구 금호강은 죽음의 강으로 전락한지 이미 오래다. 회생 불가능한 상태로 악화된 이강을 살리자는 대책이 큰 일이 터졌을때마다 나왔지만 개선된것은 아무것도없다.

 따라서 대구 경북지역 주민들은 정부가 15일 발표한 금호강 수질개선책에도 큰 기대를 걸지않고있다. 이번에 발표된 하수처리장의 차질없는 건설·공단폐수처리장 완비등의 대책도 금호강오염문제가 거론될때마다 제시됐다가 곧 꼬리를 감췄기 때문이다.

○영천서 발원… 총62㎞

 영천시에서 발원해 대구시를 관통, 낙동강에 합류하는 총연장 62의 강줄기에 11개 지천을 거느리고있는 금호강은  수질오염의 극치를 이루고있다.

 대구지방환경청에 의하면 금호강은 오염부하량은 39%로 낙동강오염의 주범으로 나타났으며 낙동강과 합류하는 하류지역인 강창교지점의 수질은 평상시 환경기준치(3등급 BOD 6PPM)를 무려 3∼4배 초과, 공업용수로도 사용할수없는 폐수 자체다. 

○BOD 최고 3백PPM

 특히 11개 지천가운데 공단지역 배출수가 유입되는 공단천과 이현천등의 수질은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가 무려 3백PPM을 육박하고있다.

 대구보건환경연구원과 경북대 배준웅교수(자연대 화학과)가 최근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지천인 신천과 금호강 하상에서 미량이긴 하지만 납 카드늄 수은등 중금속이 검출됐으며 해마다 그농도가 높아지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오염수치 외에도 물고기의 떼죽음은 금호강의 오염도를 그대로 드러낸다.

 금호강 오염의 직접적 원인은 금호강 수계에 위치한 대구 영천 경산지역의 생활 오수·하수와 공장폐수 축산폐수등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채 대량으로 유입되는데다 80년 영천댐 축조이후 금호강의 수량이 급격히 준데있다.

 80년 영천군 자양면 성곡동에 영천댐이 건설된이후 댐 수량의 95%가 포항공단에 공급되면서 금호강은 평소 1백50∼2백 강폭의 20여에만 물이 흐르는 개천이 돼버렸다.

○생활하수 60만톤 유입

 상황이 이런데도 대구지역에서 하루 발생되는 생활하수 1백16만톤중 51%인 60만톤만이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될뿐 나머지는 여과없이 그대로 금호강을 통해 낙동강으로 흘러든다. 

 공단폐수와 축산폐수는 더욱 심각하다. 금호강 주변에 위치한 1천7백24개업체에서 하루 배출되는 공장폐수 18만4천톤과 축산폐수 2만톤 양식장등 기타 폐수 7천톤이 역시 제대로 정화되지않은채 금호강으로 유입된다.

 행정당국이 파악하고있는 폐수유입량 보다 실제 금호강에 흘러드는 폐수량은 훨씬 많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이현공단내 L섬유업체 관계자는 『대구시내 곳곳에 난립해있는 영세염색업체의 경우 폐수처리시설 용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시설조차 낙후해 사실 신고된 폐수발생량보다 훨씬 많은 폐수를 내보내고있고 1년에 1∼2차례 실시되는 당국의 조사 단속때 보다 폐수농도도 크게 초과할것』이라고 실토했다. 공장폐수와 생활하수가 금호강오염의 주범이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환경정책도 공범이다.

 성서공단내에서 도금업체를 경영하는 이모씨는 『아무리 작은 폐수처리시설도 1억원이상이 들기 때문에 영세업체의 경우 자체 시설을 갖추기가 어렵고 설치하더라도 가동비용 또한 엄청나기 때문에 제대로 가동치 않는다』며 『그러나 당국은 이같은 업체들의 고충을 파악, 지원책이나 세제혜택등 대책을 마련하기보다는 단속에만 집착해왔기 때문에 금호강 오염의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당국의 무원칙한 공장설립 허가도 문제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금호강수질개선을 부르짖으면서도 경산군 지역에 지난 한해동안 전년도보다 2배나 많은 50여건의 공장설립을 허가하는등 금호강 수계인근의 공장설립이 계속 늘고 있다.

 정부는 91년 페놀사태이후 낙동강 하수수처리장을 비롯, 3개의 하수종말처리장 건설을 서두르고 금호강수량 확보책으로 경북 안동군에 있는 임하댐물을 끌어들이는 도수로 공사에 착수했다.

○도 수로공사 흐지부지

 그러나 정부는 얼마안가 하수처리장건설에 국고지원을 중단했고 96년까지 완공키로 한 도수로공사도 현재 고작 14% 공정을 보이고 있어 목표내 완공은 불가능하다.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금호강이 자정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최소한 49만톤의 유지수가 필요한데 현재 수량 5만톤과 도수로완공이후 공급될 26만톤을 합해도 30만톤에 불과해 자정수량에는 크게 모자란다』며 『보다 종합적인 대책이 없을 경우 금호강을 오염에서 구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정화시설 설치지원을

 지난 3년간 금호강 수질오염을 조사해온 경북대 배준웅교수는 『금호강을 살리기 위해서는 유지수확보와 공해배출업소 이전이 필요하지만 업소이전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만큼 정부는 환경기초시설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오염방지시설에 대한 세제혜택등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며 『금호강 수계별로 오염원을 정확히 파악해 긴 안목의 종합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대구=유명상·이상곤·정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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