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은 필요와 유행에 따라 새로 만들거나 변형하기도 한다. 조바위는 조선 후기에 여인들이 널리 쓰던 방한모로 한 시기를 풍미한 유행 복식의 하나였다. 조바위가 퍼지기 전에는 아얌을 썼다. 아얌은 귀를 덮지 않고 뒤로 댕기를 늘어뜨린 겨울 나들이용 모자인데 찬바람을 막지 못하는 단점 때문에 조바위가 새로 유행하게 된것이다.
조바위를 쓰면 머리 형태에 맵시가 난다. 앞으로는 이마를 듬뿍 가리고, 옆으로는 귀까지 감싸서 정갈한 얼굴 모습을 드러낸다.
조바위의 겉감은 검정 남색 자색 비단이었고, 안감은 비단과 더불어 무명을 대서 촉감을 부드럽게 했다. 앞뒤로 술을 달고 비취나 옥으로 장식한것도 있다. 금박으로 수를 놓은것은 어린이나 각시들이 좋아했던 것이다.
조바위는 신분 구별없이 양반은 물론 서민에게도 유행했다. 조선 후기 신분제의 변화에 따른 복식 문화의 변모를 알려주는 한 실례이다.
조선 말기에 태어나 광복 이후 성장하는 손주들에게 전근대사회의 문화를 전해주던 할머니들은 조바위와 함께 기억된다. 추운 겨울 바람을 막아주는 실용과 장식의 뜻이 어우러져 조바위는 옛 할머니들의 필수품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복식 가운데 조바위는 가장 먼저 세계인의 복장으로 퍼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맵시가 나면서 접으면 손가방에 간단히 보관할 수 있는 편리한 여성의 이 방한모는 어느 나라 도시생활에도 잘 어울릴것이다. 단국대 석주선기념민속박물관 소장.【최성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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