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로선 3백여년만에 처음/성공회측 왕실장래지위 논란 엘리자베스 영국여왕의 사촌 켄트공작의 부인(60)이 14일밤 왕실 가족의 가톨릭개종을 금한 18세기초 이래의 법을 어기고 성공회에서 가톨릭으로 개종, 영국사회에 충격을 던졌다.
성공회는 1533년 헨리 8세가 이혼과 재혼을 위해 로마 교황청과 관계를 끊으면서 창립됐으며 이후 영국 왕은 당연직으로 성공회의 수장을 맡아왔다. 그후 왕실 가족이 가톨릭으로 개종한것은 1685년 찰스 2세가 임종때 개종한 이래 3백여년만에 처음이다.
14일밤 45분간에 걸친 켄트 공작부인의 개종의식은 런던 중심부 국회 의사당 근처의 대주교관에서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가톨릭 지도자 바실 흄추기경의 집전으로 비공식적으로 거행됐다.
흄 추기경은 의식이 끝난후 공작부인이 『매우 평화롭고 편안해 보였다』면서 이 일이 성공회에 무엇을 의미하는것인가하는 질문에 『나는 오늘밤 놀라운 정신적 경험을 했으며 이를 그대로 간직하고 싶다』고만 답변했다.
성공회는 지난해 처음에 여성을 사제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해 많은 신자들이 이에 반대하고 그중 일부는 가톨릭으로 개종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켄트공작부인의 대변인은 부인의 개종이 성공회의 그같은 결정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가톨릭신자와 결혼한 왕실가족은 왕위계승권을 포기하도록 돼있으나 엘리자베스여왕의 왕위계승 서열 18위인 켄트공은 부인이 결혼당시 성공회교도였기 때문에 이에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켄트공의 아들은 88년 캐나다인 이혼녀인 가톨릭교도와 결혼했을때 왕위계승권을 포기했다.
성공회의 정신적 지도자인 조지 캐리 캔터버리대주교는 공작부인의 개종을 『한 독실한 기독교도의 정신적 여행에 있어서의 개인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켄트공작부인은 해마다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트로피를 수여하는 우아한 모습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부인의 친지들은 그의 개종결정이 순전히 개인적인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이는 성공회안에서의 왕실의 장래 지위에 관한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미 찰스왕세자가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소문과 함께 1년전 다이애나세자비와의 별거로 성공회 성직자들 사이에 그가 과연 장차 성공회 수장으로 적합한지에 관한 의문이 공개적으로 제기돼왔다.【런던 로이터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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