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역 많다” 「합동」측 중심 「성경공회」 결성/빠르면 연내 「또다른 성경」발간 성경출판을 둘러싼 개신교내의 줄다리기가 올해들어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장로교내 보수교단인 합동측이 중심이 된 한국성경공회협의회가 최근 공식 출범, 독자적인 성경을 펴내기 위한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시작된 성경번역과 출판을 둘러싼 갈등은 자칫 전체 교단의 분열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개신교가 분열의 역사를 거듭하면서도 지켜왔던 「하나의 성서사용」전통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작년 2월초부터. 지금까지 개신교 전체교단에 한글판 성서를 독점 공급해왔던 대한성서공회가 10년간에 걸친 작업끝에 발간한 「성경전서 표준 새 번역」에 대해 장로교내 보수교단인 합동측에서 부분적인 이의제기를 했고 이 문제는 곧 교단간의 불협화음으로 번져갔다. 합동 개혁 고신등 일부 개신교단들은 새 성경에 오역이 많고 성서상의 해석이 잘못됐다며 「독자적 성경번역」의 필요성을 거론했고 이를 위해 새로운 셩경번역기관인 「성경공회」결성을 추진했다.
이에 대해 대한성서공회측은 계속적인 수정작업을 통해 보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새 번역 성경에 대해 제기된 이견을 검토키 위해 지난해 11월 13개교단이 참여하는 「표준 새 번역 성경개정위원회」를 만들고 이들의 합의된 의견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성경공회측은 지난해 12월27일 대한 예수교장로회 합동 개혁 고신등 39개 교단으로 구성된 「성경공회협의회」를 정식 발족시킴으로써 독자적인 성경출판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성경공회협의회는 새해들어 13일에는 번역과 출판업자선정을 위한 15인위원회를 구성, 빠르면 올해안에 새 성경을 출판할 예정이다.
한편 교계 관계자들은 『성경출판을 둘러싼 최근의 갈등은 신학적인 차이라기보다 교권다툼이나 출판을 둘러싼 이권다툼의 성격이 짙다. 수많은 분열의 상처를 갖고 있는 한국교회가 다시 2개의 성경으로 분열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교계 내부에서도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본부는 지난해 12월28일 한국성경공회 설립과 관련, 『한국교회와 1천만 기독교인의 분열을 가져올 성경공회협의회의 설립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8일에는 김상복 할렐루야교회 목사등 14명의 교계지도자들도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서공회의 성서보급 매출액은 연간 2백억원에 이르며 이익금은 사회 각 분야에 성서를 기증하는 사업에 쓰이고 있다.
성경출판문제가 이렇게 복잡해지자 개신교 63개 교단의 총회장·총무등은 28일 모임을 갖고 이 문제를 범교단 차원에서 논의할 예정이지만 현재까지는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 있어 쉽게 결말이 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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