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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청년해외 협력대(21세기의 주역/세계의 젊은이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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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청년해외 협력대(21세기의 주역/세계의 젊은이들:2)

입력
1994.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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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사랑나누기 “선봉”/2천여명 캄보디아 등 54개국 활동/일 정부·기업 재정후원… 현지서 기술지원·의료봉사 구슬땀 경제대국 일본 젊은이들의 가장 큰 관심은 아무래도 해외여행일 것이다.

 회사원인 독신여성 사토 미요코(좌등미자·35)는 미국 프랑스등 선진국이라곤 안가본 곳이 없다. 사토는 연간 30일간의 각종 휴가를 쪼개어 매년 3차례 정도 해외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그냥 놀러다니는 것이 아니다. 꼼꼼히 적어온 여행 감상을 모은 기행문을 책으로 펴낼 계획이다.

 해외여행은 일본젊은이들의 국제화교육의 생생한 현장이다. 일본인들의 영어발음이 나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요즘 일본젊은이들은 그렇지도 않다. 사토의 경우만 하더라도 외국에 자주 나가다보니 영어의 필요성을 절감, 수년간 영어학원에 다니는 등 각고의 노력끝에 이젠 본토발음 비슷한 정도가 됐다.

 해외여행과 함께 일본젊은이들의 국제감각과 식견을 높이고있는 것이 최근 몇년새 급증하고있는 비정부기관(NGO:NON GOVERNMENTAL ORGANIZATION)의 자원봉사활동·환경보호·개도국개발지원등에 참가하고있는 국제협력시민조직이다.

 도쿄 우에노(상야)공원 부근의 「일본국제볼런티어센터」(JVC)에는 저녁 7시께 20·30대 직장인들이 모여든다. 회사원 이시모리 유타카(석삼풍·38)는 JVC의 캄보디아그룹의 모임에 참가하기 위해 매주 수요일 이곳에 나온다.

 이시모리는 사용이 끝난 전화카드를 20개씩 묶는 봉사활동을 한다. 폐품업자에게 팔아 캄보디아파견 요원의 활동비에 보태기 위해서다. 이시모리는 캄보디아난민들을 돕기 위해 8년전부터 JVC에 참가하고있다. 『이곳에서는 경쟁사회인 직장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인간애를 느낄 수 있다』고 즐거워한다. 그는 올해 휴가기간에 자비로 캄보디아 JVC캠프에 가 현지인들과 같이 생활하고 돌아올 예정이다.

 JVC캄보디아사업담당책임자인 시미즈 도시히로(청수준홍·31)는 87년부터 90년까지 캄보디아에서 JVC의 농촌개발사업에 직접 참가했다. 그는『캄보디아인들이 필요한 것은 일본의 자위대가 아니다. 자신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농촌을 건설하도록 도와줄 사람이다』라고 현지분위기를 전한다. 그는 일본의 정부개발원조(ODA)가 현지의 서민들이 아닌 특권층의 배만 불리고있는데 대해서도 비판한다. 시미즈는 이같은 문제점을 일본외무성에 보고서로 제출했다. 일본의 세계진출에는 이런 부문에서도 민관일체가 되고있는 셈이다.

 일본정부는 걸프전을 계기로 국제정치에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돈보다 인적공헌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개도국에 대한 인적지원을 꾸준히 실천해왔다. 청년해외협력대(JOCV)가 그 핵심실행기관이다. 일본외무성산하인 이 기관은 지난해 8월현재 전세계 54개 개도국에 기술협력요원 2천60명을 파견중이다. 케네디 미국대통령이 창설한 평화봉사단(PEACE CORPS)의 일본판인 셈이다. 뻗어나는 일본의 국력을 반영하듯 78년에 2백96명이었던 파견자수가 92년엔 9백11명으로 늘어났다.

 JOCV본부에 근무하는 모리타 메구미(삼전혜·24)는 협력대요원으로 지난 91, 92년 필리핀에 파견됐었다. 모리타는 국립요코하마(횡빈)대학 경제학부졸업후 전혀 새로운 인생경험에 도전키 위해 JOCV의 파견대원 모집에 응시했다. 3천7백여명의 응시자중 최종합격자인 5백32명에 뽑힌 모리타는 77일간의 합숙훈련을 받았다. 아침6시 기상, 30분간 조깅등 체력단련과 밤10시 취침사이의 교육훈련은 주로 현지언어 및 기술보완교육으로 채워졌다.

 모리타가 합숙훈련기간중 가장 인상에 남는것은 2박3일간의 야외훈련이다. 야외훈련은 나가노(장야)현 고마가네시 훈련소에서 도보로 3시간거리인 산골에서 실시됐다. 이 훈련은 파견대원이 현지에서 산속에 혼자 남게되는 상황을 가정, 살아있는 닭을 직접 잡아 먹는 실습을 하는게 클라이맥스였다. 그는 『의외로 닭을 잡는데는 남자보다 여자들이 더 강했다』고 털어놓았다. 모리타는 이같은 훈련을 마치고 훌륭한 한명의 협력대원으로 필리핀농촌에 뛰어들었다.

 모리타가 받은 훈련중 현지적응과 관련, 또하나 중요한것이 어학연수여행. 동료3명과 한팀이 되어 외국관광객이 많은 교토(경도)에서 2박3일간 영어로만 생활하는 훈련이었다.

 일본전신전화(NTT) 국제부에 근무하는 나카야마 나루히토(중산성인·30)도 그중 하나다. 지난 89,90년에 협력대요원으로 아프리카의 리베리아에 파견되어 디지틀전화교환기의 보수·점검요령을 지도했다. 나카야마의 경우 특이한것은 NTT의 장기유급휴가의 혜택을 받았다는 점이다.

 NTT외에도 도요타자동차, 소니, 도시바등 JOCV에 참가할 경우 장기유급휴가를 주는 대기업이 최근 늘어나 현재 약8백여개에 달한다. 일본대기업들이 JOCV참가를 적극 지원하는것은 국제화·현지화전략의 일환이다.

 일본정부는 연간 1백억달러이상의 ODA자금을 개도국에 뿌리고 있고 일본기업들도 장기유급휴가등의 혜택을 제공, 국제전문인재양성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개도국에서 농업·기술교육·일본어교육등의 협력사업실무를 통해 현지사정을 익히는 JOCV대원들은 이같은 막강한 후견인을 업고 일본의 세계진출 첨병으로 활약하고 있다.【도쿄=안순권특파원】

◎JVC대표 하야시 다쓰오/83년부터 의료자원봉사자 참가/에티오피아선 직접 병원설립도

 하야시 다쓰오(림달웅·39)는 캄보디아·소말리아등 9개국에 46명의 요원을 파견, 농촌개발·기술교육·환경보호등의 협력사업을 펼치고 있는 일본국제볼런티어센터(JVC)대표이다. 하야시는 의대재학중인 지난 80년 동남아 여행중 난민캠프의 참상을 목격한것이 자원봉사 활동에 발을 들여놓은 계기가 됐다고말한다.

 졸업후 2년간의 수련의를 마친후 83년에 JVC에 참가했다. 태국의 난민캠프에서 의료활동을 하다 대가뭄으로 7백만명의 기사자가 발생한 에티오피아로 무대를 옮겼다.

 현지에서 병원을 설립, 1년간 치료를 하다 그의 활동에 큰 전기가 왔다. 85년 폭우로 병원이 침수되고 2백여명이 사망하는 참변을 당하자 쇠약한 현지인들의 연명에 급급한 의료활동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깨달은것이다.  

 그는 『비참한 상황을 뒷바라지하는 것만으로는 때가 늦다. 식량확보를 위한 대책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것이다. 

 그후 하야시는 에티오피아 농업부흥프로젝트를 짜 4년간 1백만그루의 나무를 심고 87년 가뭄때는 식량배급에 직접 관여했다.

 89년 JVC사무국장에 취임, 6개국에서 추진중인 협력사업의 파견요원 확보 및 자금 마련을 위해 활약한후 93년에 JVC대표에 취임했다. 90년에는 개도국 봉사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일본청년회의소가 주최하는 TOYP상을 수상했다.

 그는 『정부나 공공기관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많다. 지금은 시민의 연대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젊은이들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것이 내가 할일』이라며 JVC의 기둥은 젊은 일본인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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