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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여 마신다고 되나” 물 정책 원망/발암물질 검출 영남 현지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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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여 마신다고 되나” 물 정책 원망/발암물질 검출 영남 현지반응

입력
1994.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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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환경단체 연합 집단반발 움직임/조사단 현지파견·식수원전환 서명운동/폐수업체 조속한 이전 촉구【부산·대구·마산=박상준·유명상·목상균·이동렬기자】 낙동강물에서 발암성 물질인 벤젠과 톨루엔 성분이 검출됐다는 환경처 발표가 전해지자 부산을 비롯한 영남지역 주민들은 14일 분노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끓여 마시면 안전하다』는 환경처의 당부에 대해서도 『차라리 수돗물 공급을 중단하라』며 수돗물에 대한 극도의 불신감을 토로하면서 당국의 무책임과 사후약방문을 성토했다.

 주민들은 『91년 페놀사건 이후 정부는 앞으론 이런 일이 절대 없을것 이라며 「맑은 물」공급을 누누이 공언해 왔지만 이번에 다시 똑같은 사고가 재연된 것만 봐도 더이상 정부의 물정책을 믿을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부산환경운동연합등 영남지역 시민·환경단체들은 일제히 규탄성명을 내고 공동대책기구를 구성, 조사단 사고현지 파견, 대구시청등 항의방문, 수도료 납부거부운동, 취수장 감시운동, 식수원 전환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는등 범시민적으로 반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수처리기술연구회 회장 강롱태교수(동아대)는 『지난해 강수량이 많이 늘었는데도 불구, 낙동강 원수에 대한 대부분의 수질 측정치가 높게 나타나 상류부서의 오염물질 방류가 늘고 있다는것을 알 수 있었다』며 『이번에 검출된 발암물질들도 이미 지난해부터 예견됐었다』고 말했다.

 또 낙동강보존회 사무국장 박청길교수(수산대)는 『각종 공단에서 발생한 폐수로 인한 낙동강 오염은 오래된 일인데도 지금까지 정부의 안일한 자세 때문에 발암물질 검출이라는 엄청난 사태가 재발했다』며 『낙동강 유역 유독성 폐수배출업체의 조속한 이전이 이뤄져야 할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처 발표이후 시민들 사이에서는 「수돗물 공포분위기」가 급속하게 번지고 있다.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에 사는 주부 공복순씨(43)는 『환경처 발표이후 수돗물을 끓여 먹기에도 겁이 난다』며 『돈을 들여서라도 식수나 조리용물은 생수를 사용하고 수돗물은 설거지 빨래등 허드렛물로만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구 수성구 지산동에 사는 김영수씨(56·상업)는 『수돗물에서 5일간이나 발암물질이 나온 사실을 숨겨놓고 이제와서 끓여 먹으라는 관계장관의 말이 한심스럽다』며 『정부는 국민을 속인 관계자들을 엄중문책해야 하며 오염물질 배출자를 반드시 찾아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부산 중구 동광동 한양식당등 부산시내 일부 식당들은 「우리 식당은 생수만 사용합니다」등의 안내판을 붙여놓고 시내 약수터에서 대량의 물을 길어와 음식물 조리에 사용하는등 식당가에도 수돗물 기피현상이 번지고 있다.

 특히 취수원에 암모니아성 질소가 다량 유입돼 홍역을 치른 마산 창원지역은 생수판매량이 종전보다 30%이상이나 급증하고 이 지역 35개 약수터에는 시민들의 행렬이 종전 보다 2∼3배 이상 몰려 연일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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