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투명성확보 초점”/2개월여 4단계심사

◎유선방송 사업자선정 안팎/최대주주,제조업이　22개/“의혹없다”백서발간　예정/시도평가순위　거의　그대로　반영　종합유선방송(CATV)　방송국사업허가자가　2개월여의　심사끝에　14일　선정　발표됨으로써　95년　방송을　위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문민정부　첫허가사업

　이번　CATV방송국사업자선정은　뉴미디어의　첫발이자　　CATV사업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한　업계가　과열경쟁양상을　보여　정부가　허가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얼마나　확보할수　있는가가　관건이었다.　문민정부출범후　첫　허가사업이라는　상징성까지　겹쳐　정부의　심사과정에　쏠린　관심은　더욱　컸다.

　업계에서는　공인회계사와　조사기관이　동원된　신청업자들의　서류작성에만　50억여원이　들었다고　보고있다.　또　「대통령아들관련설」등　갖가지　권력결탁성　소문도　무성했다.

　오린환공보처장관은　이날　허가대상업체를　발표하면서　『로비는　숱하게　많이　들어왔지만　청탁을　수용할수　없도록　제도를　만들어놓았다』며　『대통령에게　「공정성과　투명성에　장관직을　걸었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오장관은　　허가심사과정을　상세히　기록한　「종합유선방송심사백서」를　곧　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보처관계자들도　정부허가업무로서는　처음으로　대상업체에　대한　공개청문회를　가져　큰　소득과　함께　공정성의혹여지를　없앴다고　주장한다.　공개청문회를　통해　서류심사의　추상성을　보완할수　있었고　업체들의　불만등을　수렴할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6개구역　막판역전

　심사과정은　크게　각　시·도와　공보처의　2단계,　세분해서는　모두　4단계에　걸쳐　이루어졌다.　지난해　10월30일　허가신청접수가　마감된뒤　각　시·도는　11월한달동안　전체　1백51개신청업체를　대상으로　1차심사를　해　구역별　3배수인　1백18개업체를　선정,　공보처에　넘겼다.　공보처는　이를　대상으로　또　3단계심사를　벌이는등　다단계　심사를　통한　공정성확보에　주력했다.　　공보처심사평가단중　　학계　언론계　법조계인사등　외부민간인　7명은　장관이　직접　선정해　외부와　차단된　장소에서　심사를　하도록　했다.

　1차심사인　시·도심사에서는　지역사회　공헌도와　지역적　신망에　중점을　둔　반면　2차　공보처심사는　공공성과　방송운영능력에　초점을　맞췄다.

　14일　밝혀진　최종허가업체들의　성적은　결과적으로　1차　시·도의　심사점수순위가　거의　그대로　반영됐다.　가장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도　1차심사　순위대로　서초종합유선방송국(대표자　박근숙)과　유경종합유선방송국(한상호)이　선정됐다.　서초종합유선방송국의　경우　최대출자자인　대호건설이　박철언의원과　가까운　월계수회의　나창주전의원에게　5천만원의　뇌물을　제공해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최종허가업체로　선정됐다.　1차심사결과　1위를　차지한　업체가　공보처의　최종허가에서　밀려난　경우는　서울　성동구와　동대문구,　인천　남구,　남동구,　북구,　충남　천안시·군구등　6개구역이다.　천안시·군의　경우　천안종합유선방송이　1차심사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공동대표중　한사람이　정당법상　결격사유가　발견돼　탈락됐다고　공보처는　밝혔다.　

○수신료　월만2천원

　이번에　허가가　난　50개업체의　최다출자자를　분석하면　제조업이　22개로　가장　많았고　건설업　12개,　방송유관업　8개,　서비스업　5개,　섬유산업　2개,　도·소매업　1개등이다.　이들이　사업계획서상　밝힌　월수신료는　가입가구당　평균　1만2천6백80원(컨버터대여료제외)이었고　가입시부담금은　5만∼6만원이　가장　많았다.　채널운용계획은　46개업체가　20개채널을　모두　송신하겠다고　밝혔고　지역채널의　운용시간은　3∼5시간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공보처의　실무관계자는　업체들의　사업계획은　단지　계획일뿐이어서　앞으로　현실적인　운영방안마련이　CATV정착의　관건이라고　예측했다.　몇몇　용역업체가　지역현실이나　업체의　특성과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사업계획서를　만들어주어　계획서상에서는　차이점을　찾을수　없다는것이다.　CATV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부분도　상당수　있으며　사업계획서상의　모순이나　비현실적인　계획이　거의　공통적으로　발견돼　실제　방송이　시작될　경우　수신료나　채널운용등은　상당히　달라질것이라는　설명이다.【송용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