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작곡가 윤이상씨(77)의 음반이 잇달아 출반되고 있다. 지난해 12월중순 서울음반이 미국 아카디아사 레이블로 첫번째 음반을 내놓은 이후 올해초 음반수입상인 은성상사가 일본 카메라타사 레이블에서 나온 2장의 음반을 수입, 판매하기 시작했다. 또 89년「윤이상 음반 전집」을 계획하다가 중도 포기했던 한길사에서도 최근 그의 전집출반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
한길사는 2월중 독일에서 윤이상씨와 만나 미국 일본 유럽등의 음반사에서 이미 출반됐던 그의 음반을 전집으로 재출반하는데 따르는 음반저작권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40∼50장 분량이 될 이 전집은 윤씨의 작품을 거의 담고 있다. 따라서 이 전집은 단순한 음반출반의 의미를 넘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윤씨의 음악세계가 본격적으로 조명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생존하는 세계 5대 현대작곡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는 윤씨는 신비스러운 동양사상을 서양의 현대음악기법으로 풀어내는 독특한 음악어법을 창조, 서구음악계의 높은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나 67년 동베를린 사건에 연루,「친북음악인」으로 낙인찍힌 그는 80년대 후반까지 우리에게는 이름조차 오르내리기 힘들만큼 기피된 음악인이었다.
한길사 김언호대표는『세계 음악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윤이상씨의 음악을 정작 우리만 모른 척하는 상황이 계속돼서는 안된다. 이데올로기의 족쇄로 묶여있었던 그의 음악을 이제라도 우리 문화유산의 하나로 수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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