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박관용 “튀지않는 수석참모”/지난 여권개편때 재신임 “건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박관용 “튀지않는 수석참모”/지난 여권개편때 재신임 “건재”

입력
1994.01.15 00:00
0 0

◎국정목표 「경쟁력」 진언등 「YS재목」 김영삼정부 출범이후 가장 각광을 받아온 정치인중 한사람이 바로 박관용청와대 비서실장이다. 그는 권력의 바탕인 상도동 본가의 적자출신이 아니어서 도약이 더욱 돋보이는 경우이다. 박실장은 친정체제 강화라는 의미부여와 상도동 직계 전진배치라는 말을 낳은 지난해 연말의 여권진용 개편에서도 김대통령의 신임을 재확인하면서 위치를 굳혔다.

 물론 정가에서 당정개편의 당위론이 제기될때 대충 짐작이 가는 발원지를 중심으로 그의 통일부총리 기용설이 퍼져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그는 처음부터 자신의 유임을 알고 있었던것으로 보였고 건재를 과시했다.

 오히려 새해 국정목표를 국가경쟁력 강화로 설정해야하고 내각인선에서도 이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해야한다고 김대통령에게 진언한 사람이 바로 박실장인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당정개편때 직접 인선에 관여한것은 아니라해도 대통령의 상의역으로는 유일하다시피 했다는게 정설이다.

 박실장은 새해들어서도 전부가 자신의 뜻대로 된것은 아니지만 대통령의 임기 2년째를 효율적으로 보좌할 비서실 개편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시달렸던 업무과중에서 벗어나 역량을 더욱 발휘할수 있게 됐다.

 박실장은 4선의 직업정치인 출신답지않게 통일문제를 비롯해 다방면에 일가견을 갖고 있고 합리적이며 정치적 순발력도 상당하다는 평을 듣고있다. 그러면서도 「튀지 않고」분수를 지키는게 더 큰 특장이라는 평가이다. 

 청와대 사람들은 그가 상도동 직계가 아니라는 구조적 한계속에서도 지난해 의연한 처신으로 김대통령에게 더 강한 인상을 주었을것이라고 말한다. 김대통령이 집권 초반기 국정을 파악하는데 있어 지금도 공식석상이 아니면 직함없이 이름만으로 부르는 격의없는 가신그룹 출신보다 적당히 「긴장」을 유지해야 할 사람이 비서실장으로 더 필요했을 수 있고 박실장이 이를 잘 수행해냈다는 얘기이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성품과 원만한 대인관계는 그가 순탄한 정치가도를 달려오는데도 큰 몫을 했다. 그는 상도동 직계인 이원종정무수석과도 가까운 사이이다. 지난번 김대통령의 민자당 전당대회 연기조치나 전직 대통령 초청오찬을 유일하게 사전에 안 사람이 이정무수석밖에 없었다고 해서 박실장의 위상과 관련한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실상은 당시 이수석이 김대통령의 지시를 받은뒤 곧바로 박실장을 만나 상의를 했던것으로 밝혀졌다. 박실장은 김대통령의 일하는 스타일이나 청와대 비서실 업무의 특수성을 감안해 이를 대범하게 넘기는 눈치이다.

 지난 1년을 청와대에서 함께 보낸 상도동 직계인 홍인길총무수석과의 사이 역시 돈독하다. 홍수석이 대학선배인 박실장에 대해 깍듯한것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방파제」역할을 할 때도 많다는 것이다.

 박실장은 이제 김대통령이 집권기간동안 요긴하게 쓸 수 있는,손가락으로 꼽을만한 몇몇「큰 재목」중 하나가 돼있는게 분명하다. 올해말이나 내년초 김대통령의 국정인지도가 더욱 높아져 정책보좌형 비서실장보다 관리형 비서실장이 필요하게 돼 서석재전의원을 기용할 수도 있을것이다. 그렇다해도 이 경우 박실장은 다른 자리에서 더 큰「쓰임」을 받을것이라는게 한결같은 관측이다. 

 그를 잘 아는 한 인사는 이렇게 말한다. 『정치인이 야망이 없다고 하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다만 박실장은 조용한 처신이 몸에 밴 사람이다』 박실장이  대통령에 대해 간혹 할 말을 못한다거나 진언의 강도가 다소 약할것이라는  항간의 일부 얘기에 대해서도 오히려 청와대 사람들은 『소리나게 하지 않으면서 현안의 물꼬를 트게 하는게 진정한 진언이다』고 말한다.【최규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