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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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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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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들의 과잉기대가 자녀들의 가치관 정립을 혼란스럽게 한다. 어른들의 뿌리깊은 숭문사상과 실사구시를 외면한 비합리적인 사고가 청소년들의 자아실현을 방해하는 측면도 많은게 우리사회다. 가시적인 업적주의와 물질만능의 경제제1주의는 교육을 정책의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그래서 교육이 사람다운 사람을 길러내는 일을 하지못하게 된것이 오늘의 우리 교육풍토다. ◆이러한 교육풍토속에서는 학벌중시로 인한 간판위주의 교육관이 판을 칠수밖에 없다. 교육이 출세를 위한 도구로 전락한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다. 학력간 임금격차와 1류대학출신 위주의 채용과 인사제도는 적성과 소질을 무시한채 무조건 1류대학만을 가야한다는 왜곡된 대학진학관을 뿌리깊게 심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소질과 적성을 외면한채 무조건 1류대학 인기학과를 진학했다가 당하는 한 개인의 피해가 얼마나 무서운것인가를 서대인씨의 경우(한국일보 14일자 31면)에서 실감케 된다. 서씨가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 휴학을 거듭하는 좌절속에서 8년만에 졸업하고 이번에 건국대학 전자계산학과에 지원, 전체수석합격을 했다는 뉴스는 여러 각도에서 생각을 해보게 한다. ◆서씨가 성격적으로 유별난 데가 있어 대학에 입학하고나서 유전했다면 그건 별문제랄 수도 있다. 그러나 보도된대로 2학년때 사법고시 1차합격까지 하고 난후 적성이 안맞는다는것을 알아 다른 길을 택하기로 했다면 그 피해는 너무 크다. 적성과 소질을 무시한채 대학에 합격한다는것이 얼마나 잘못된것인가를 보여주는 교훈이다. ◆그가 만일 대학진학 때 적성에 맞춰갔다면 그 많은 좌절을 겪지않고 더 나은 성취기반을 마련하게 되지 않았을까. 그의 적성을 그 자신이 뒤늦게 알게 됐는지, 부모나 고교교사의 강요로 적성에 안맞는 진학을 하게 됐는지도 따져볼 일이다. 학부모와 일선교사들의 진학지도에 타산지석이 되고 남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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