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만으로 통장거래 가능/신용카드활성화… 현찰퇴조/정기예·적금 양도·양수금지… 상속·증여는 가능 실명제실시로 기존의 금융거래관행과 지급결제제도의 골격이 바뀐다. 현찰이 일일이 오가지 않는 신용카드의 이용이 더욱 활성화되고 「도장문화」가 「서명문화」로 탈바꿈을 시작한다. 첨단 은행전산망을 이용한 새로운 제도들이 속속 등장한다.
당장 3월부터 정기 납부금의 은행간 자동이체가 시행되면 고객들은 이 은행, 저 은행을 오가는 불편을 덜게 된다. 자기집에서 먼 거리에 있는 A은행에서 대출을 받았을 경우 집근처의 B은행예금통장에서 대출금이자를 A은행으로 자동이체할 수가 있는것이다. 정기적금등 정기적으로 불입하는 납부금이면 모두 해당된다. 은행들은 이를 위해 현재 은행간 자동이체를 한창 시험가동하고 있다.
상반기중에 법률상 도장을 찍게 돼있는 당좌예금과 가계당좌예금을 제외한 모든 통장거래를 서명만으로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기존의 「도장문화」가 서서히 사라질 전망이다. 금융기관입장에서는 고객이 예금지급청구서를 제시하면 신분증이나 비밀번호등으로 거래당사자임을 확인한 후 돈을 내준다. 서명은 향후 분쟁이 발생할 때 필적감정등을 통해 증거자료로서 활용된다. 장기적으로는 어음·수표법도 개정, 당좌예금과 가계당좌예금도 서명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바꿀 계획이다.
신용카드가 주요 지급결제수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각종 촉진책이 추진된다. 특히 병원에서도 신용카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 일반국민들의 불편을 더는 한편 카드사용의 일상화를 더욱 앞당길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우선 상반기중에 국립병원이나 시립병원등 정부운영병원에서 먼저 카드이용을 시행하고 일반병원들로 확대되도록 할 방침이다. 골프장등 현금수입업소의 카드가맹점 확대도 유도하기로 했다.
현재 5%이내인 가맹점수수료를 낮추는 방안이 추진되면 지나친 수수료부담으로 신용카드가맹점 가입을 기피하던 업소들도 새로 가입, 신용카드 사용의 보편화를 더욱 촉진시키게 된다. 전화카드 방식의 선불카드가 새로 선보여 버스요금등 소액지급에 이용된다. 카드를 사용하면 즉시 결제계좌에서 돈이 지급되는 직불카드도 도입돼 카드의 종류도 다양화된다.
지금까지 허용되던 정기예·적금의 양도·양수를 금지해 「양도·양수방식」으로 차명거래통장을 실명화할 소지를 없앤다. 정기예·적금의 양도·양수는 통장의 명의인을 바꿀 수 있는것인데 약관에 명시해 금지시키되 상속 증여등의 경우는 종전대로 허용하기로 했다.
또 증권 투신 보험사등에도 1개의 통장으로 여러 거래를 할 수 있는 종합통장을 허용함으로써 거래가 한층 간편해진다.
상반기중 구성되는 「금융기관 종합과세준비위원회」는 96년분부터 97년5월에 첫부과하는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전담 준비한다. 종합과세시 동창회나 친목단체등 임의단체에 관리번호를 부여하는것은 자칫 대표자가 세금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없애기 위한 방안이다. 왜냐하면 임의단체는 실명제 실시로 금융거래를 할 경우 대표자명의로 하는데 임의단체의 금융자산소득이 종합과세 과정에서 대표자에게 합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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