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뇨,차처리후 방류 악취진동/1천7백여 공해업체 폐수“펑펑” 낙동강을 오염시킨 암모니아성 질소와 벤젠 톨루엔등은 과연 어디서 나온것인가.
얼마나 쏟아졌길래 경북 달성군 논공면 달성공단에서 낙동강의 종착점 부산까지 길고 광대한 물길을 10여일 넘게 오염시키고 있는가.
대구시민들은 오염이 신정연휴가 지난 바로 다음날 터져나온점을 들어 연휴직전이나 연휴기간중 보는 눈들이 없는 틈을 타 너도나도 동시 다발적으로 각종 오염물질을 쏟아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오염의 책임소재와 주행위자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아 당국의 대처과정, 특히 검찰의 수사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 식수오염파동의 주범으로 꼽힌 공장폐수의 진원지 금호강과 처음 문제를 일으킨 달성공단 상류에 자리잡은 대구시 달서천하수처리사업소의 현장을 찾아본다.
금호강과 금호강 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달서천, 금호강이 합류하는 대구 서구 비산7동 금호대교밑의 강물은 강물이라기 보다는 폐수 그자체다. 달서천에서는 악취를 내뿜는 검붉은 폐수가 약품처리로 발생한것으로 보이는 허연 거품에 뒤덮인채 금호강으로 쉴사이 없이 흘러들고있다.
하천을 따라 5백여m 상류로 올라가면 오염원이 눈으로 보인다. 달서천 오른쪽 대구시 분뇨처리장 밑쪽으로 난 직경 2m가량의 하수구로 시커먼 물이 끊임없이 쏟아져나오고 왼쪽에는 역겨운 냄새가 진동하는 검붉은 폐수가 흘러들고있다. 속칭 폐수천으로 불리는 이현천과 공단천이다.
대구 서구 평리5동과 중리동을 관통하는 이현천은 1백1개업체가 입주해있는 서대구공단의 폐수가 유입되는 곳으로 대구지역 소하천 가운데 오염도가 가장 심한곳중 하나다. 대구시의 오염도측정에서도 이현천은 91년 연평균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128.4PPM이었고 92년에는 156.2PPM,지난해는 무려 204.7PPM을 기록,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같은 악성 폐수가 여과과정없이 달서천을 통해 금호강으로 유입된뒤 낙동강으로 흘러들어 1천만 영남지역주민들의 식수원으로 이용되고있다.
일명 샛강으로 불리는 공단천은 한눈에 보기에도 이현천보다 오염정도가 더심했다. 강물 역류를 방지하기위해 건설한 수문의 출구로 흘러나오는 검붉은 폐수는 구역질을 나게 한다.
공단천은 이미 91년 페놀사태이후 악성폐수 무단방류로 전국을 떠들썩하게했던 비산염색공단의 1백20개 염색업체의 폐수가 유입되는 하천이다.
인근에서 작업중이던 한 인부는 『야간이나 새벽의 폐수배출량이 낮보다 많다』며 낮에 공장 가동률이 밤보다 높을텐데 이상하다고 고개를 갸웃했다.
공단천은 대구지역 하천가운데 오염이 가장 심각한 곳이다. 지난해 연평균 BOD가 무려 277.6PPM을 기록했다.
공단천에서 도보로 2∼3분거리인 대구 달서천하수처리장도 하수처리가 제대로 되고있는지 의심스럽다.
달서천과 공단천 유입하수를 처리한다고 하지만 처리용량이 부족한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달서천 유입 저류장에는 공장폐수와 생활하수가 뒤엉킨 시커먼 폐수가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지 못한채 그대로 금호강으로 흘러내려간다. 이같은 현상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구시내를 흐르는 낙동강 수계2개, 금호강 수계 9개등 11개 소하천에서도 비슷하다.
현재 금호강 수계에 위치한 공해배출업소는 총1천7백38개로 이들 업체서 뿜어내는 폐수는 줄잡아 하루 18만톤이나 되고 대구지역 하루 생활폐수는 1백16만톤에 이르지만 하수처리 능력은 고작 60만톤에 불과해 나머지 74만여톤은 제대로 걸러지지도 않은채 금호강을 통해 낙동강으로 흘러들고있다.
금호강과 함께 이번 식수오염파동을 유발한 주범중의 하나로 의혹의 눈길을 받고있는 대구시 달서천하수처리사업소는 금호강과 공단천, 달서천이 형성하는 「폐수의 삼각지대」 바로위에 위치하고 있다.
대구 서구 비산7동3048에 있는 하수처리장과 서구 상리동 2의1의 분뇨처리장이 달서천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다.
하수처리장은 87년부터 금호강지천인 공단천과 달서천변에 밀집한 공장폐수 12만톤과 생활하수 13만톤등 하루 25만톤을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시설용량부족으로 올6월 시설증설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하루15만톤의 하수를 그대로 금호강으로 방류하는 형편이다.
2백40만 대구시민의 분뇨를 처리하는 위생처리장(분뇨처리장)은 아파트 사무용빌딩등의 정화조에서 나오는 하루9백㎘의 분뇨는 위생처리하고 있지만 처리용량이 부족해 재래식화장실에서 나오는 하루 4백㎘의 분뇨는 60∼70㎘를 제외하고는 1차처리만 한 후 하수처리장에서 생활하수와 섞어 처리하는 실정이다.
분뇨처리장 입구에 들어서면 숨쉬기조차 어려운 악취와 구역질로 코를 틀어막을 수밖에 없다.
매일 2백50∼3백대의 분뇨수거트럭들이 분뇨를 싣고 드나들어, 하행선 열차를 타고오다 분뇨냄새가 나면 대구에 들어서는 줄 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곳 직원들은 일과를 마치고 샤워를 해도 배어든 냄새가 쉽게 없어지지 않고 퇴근후 집에서 식사를 할때도 가족들이 쉽게 마주앉을 생각이 나지않을만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한다.
반대편의 하수처리장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폐수와 분뇨를 처리하고 있다.
분뇨처리장과 별도로 마련된 최종처리수 방류구에는 금붕어가 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식수오염파동의 주 원인 물질인 암모니아성 질소가 28PPM까지 검출돼 의혹의 눈길을 받고 있으며 현재 연휴기간 분뇨의 적정처리등에 대한 검찰 조사를 받고있다.【대구=유명상·정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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