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신 백92조… 요구불·저축성은 부진/한은 작년집계 무더기 자금이탈이 우려되던 금융실명제실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은행저축은 1년전보다 27%나 늘어난것으로 집계됐다. 또 금리가 자유화되면서 고금리 상품에 자금이 몰려 신탁·단자어음·양도성예금증서(CD)등은 엄청난 양의 시중여유자금을 흡수한 반면 저리의 요구불·저축성예금은 부진한 수신증가세를 면치 못했다.
한국은행이 13일 잠정집계한 「93년 은행수신동향」에 따르면 작년말 현재 은행총수신은 1백92조2천억원으로 1년동안 40조8천억원(27%)이나 늘어났다. 규제금리에 묶인 요구불·저축성예금은 10%내외의 저조한 증가를 기록한 반면 자유금리상품으로 높은 수익률(연 12∼14%)이 보장되는 가계금전·기업금전·노후연금신탁등은 50∼60%대의 높은 수신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고금리신탁상품의 수신증가는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을 높여 결국 대출금리상승으로 이어진다. 특히 시중은행의 경우 지난해 총수신중 신탁비중이 절반을 넘어섰고(52·8) 후발은행들의 신탁의존도는 무려 70%에 달하고 있다. 은행의 본래기능이 「여유자금을 싸게 조달(예금)해 싸게 공급(대출)하는」데 있지만 고금리상품비중이 높은 국내은행들은 「비싼 조달과 더비싼 공급」을 반복하면서 단단한 고금리의 벽를 쌓아가고 있다. 최고의 수신실적을 올린 은행은 제일은행(15조5천억원)이었으며 다음으로 ▲조흥 ▲상업 ▲한일 ▲서울신탁은행 순이었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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