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성숙” 노씨측 직접방문 검토/전씨측 입장표명 유보… 탐색전단계 전두환·노태우전대통령의 화해여부가 또다시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있다. 지난 10일 전직대통령들의 청와대회동에 이어 오는 18일 전전대통령의 생일을 계기로 화해분위기가 조성될것인지에 시선이 쏠리는것이다.
노전대통령측은 이번 생일에 매년 해오던 선물을 보내는것외에 전전대통령 자택을 직접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전전대통령의 이번 생일은 노전대통령으로서는 퇴임후 처음 맞는 화해의 좋은 계기. 그동안 노전대통령은 재임중 전전대통령의 생일이면 해마다 선물을 보냈으나 의전상의 어려움때문에 직접 찾아가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번 생일의 경우 자연인의 입장에서 전전대통령의 집을 직접 방문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따라서 활용하기에 따라선 이번 생일은 두 전직대통령이 자연스럽게 화해를 모색하기위한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두 전직대통령의 관계는 전전대통령이 백담사로 들어가면서부터 결정적으로 갈라졌다. 노전대통령은 전전대통령의 생일이면 백담사까지 민정수석을 보내 선물을 전달하는등 나름대로 관계개선의 노력을 보였으나 전전대통령의 마음을 열지는 못했다.
전전대통령의 이번 생일은 따라서 서로의 체면을 유지시키면서 무난하게 화해의 실마리를 찾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노전대통령은 친구의 생일에 축하인사차 집을 방문하는것이고 전전대통령은 이를 직접 자신을 찾아와 감정의 응어리를 풀려는 노전대통령의 정중한 의사표시로 받아들일 수 있는것이다. 노전대통령 재임당시 수석비서관을 지낸 한 인사는 『대통령을 지낸 분들이 앙금을 안고 살아갈 수 있느냐』면서 『과거에도 꼭 선물을 보냈고 분위기도 성숙됐으므로 기회가 있을 때 자연스럽게 만나는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같은 방문이 반드시 단순한 문제는 아니라는게 양측의 공통된 시각이기도 하다. 노전대통령이 방문할 의사를 갖고있더라도 전전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여야 하고 이에 대한 사전조율작업이 있어야만 서로 정식으로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것이다. 전전대통령은 최근 사석에서 화해문제에 대해 『모양이 중요한게 아니다』라며 『시간이 좀 걸릴것』이라고 말해 급속한 화해가 쉽지 않을것임을 시사했다.
노전대통령의 한 측근은 『청와대회동이후 상당히 분위기가 좋아진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자택을 방문하려면 전직 비서실장등이 의논을 해야하며 사전에 전전대통령의 의사를 알아야한다』고 말했다. 전전대통령측도 구체적인 입장표명을 유보한 채 『방문제의가 오면 검토하게 될것』이라고만 밝히고있다.아직은 서로 탐색하는 단계인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양측이 이번 기회를 놓치게 되면 다음 계기를 찾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것으로 보고있다. 4일밖에 남지 않은 전전대통령의 생일을 앞두고 양측이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것인지 관심거리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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