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구의회 재판될까” 전전긍긍 지난 11일 개막된 러시아 의회가 초반부터 극우·보수계의 강공속에 파란을 겪고있다. 지난해 12월 총선을 통해 급부상한 반옐친세력과 개혁노선을 추진하는 친옐친계간의 알력과 대립이 새의회 개원과 동시에 표출된 것이다.
공방 1회전은 개원직후 실시된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 결정을 위한 표결이었다. 공산주의자와 보수파인 농민당,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가 합세한 범보수 연합세력은 원내교섭단체에 필요한 최소의석수를 50석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20석의 최소 의석수를 주장한 「러시아의 선택」등 개혁지지세력과 맞붙었다. 결과는 하원인 두마의 재적의원 4백44석중 과반수에서 불과 3표 부족한 2백20표를 획득한 범보수연합의 판정승이었지만 의안통과에 필요한 과반수에는 미치지 못해 의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범보수연합의 위세는 상원격인 연방회의 의장선출을 위한 표결에서도 계속됐다. 친옐친계 「러시아의 선택」 지도자인 블라디미르 슈메이코부총리가 연방회의 의장후보로 유력했지만 두차례의 표결에서 보수파의 저항에 부딪쳐 상원 전체 1백71표의 과반수(87표)지지 획득에 실패한것이다. 1차와 2차표결에서 각각 85표와 81표를 기록한 슈메이코는 3차투표까지 곤욕을 치러야 했다. 보수연합세력의 파상적인 세과시 때문에 옐친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보수파강세의 새 의회가 지난해 10월 자신이 강제해산한 구의회와 유사한 성격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옐친은 보수파의회와 또다시 지루한 소모전을 되풀이해야 할지 모른다.
물론 러시아의회의 판도를 개원이후 치러진 상원의장선출 및 두마 원내교섭단체 결정을 위한 표결 결과로만 예단할 수는 없다. 곧 있을 두마의장선거결과에 따라 대략의 방향이 정해질 전망이다. 의장선거에는 개혁진영에서 세르게이 샤흐라이부총리와 공산주의자인 미하일 라프신이 출마를 공식화했고 극우민족주의자인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자민당 당수까지 자천후보로 나서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의회의 주도권싸움은 의장선거에서 범보수연합의 공세를 개혁진영이 어떻게 따돌리느냐에 달려있다.【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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