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드라마 구성등 일·미와 유사/「영상개방」 맞서 자체개발 서둘때 우리나라 TV들이 외국 방송프로그램을 모방하거나 표절해 심각한 국제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 상업방송인 일본TV가 지난해말 한국TV프로그램의 일본프로그램 모방상황을 다룬 특집물을 방송한데 이어 최근 한 방송연구기관이 이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내놔 방송프로그램의 모방과 표절의 기준을 둘러싼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한 방송연구기관이 외국TV프로그램의 모방등을 연구한 「방송프로그램의 모방현상에 대한 고찰」이라는 보고서에 의하면 외국프로그램 모방정도가 가장 심한 분야는 퀴즈게임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0월기준으로 방송3사의 12개 프로그램중 8개가 일본것을 모방한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프로그램별로는 SBS 「알뜰살림장만퀴즈」 「대결 20/40」 「빙글빙글퀴즈」, MBC「도전추리특급」 「퀴즈여행 달려라 지구촌」, KBS 「특급퀴즈코리아」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등이다. 이 보고서는 또 범죄수사물인 KBS 「사건25시」와 MBC 「경찰청사람들」은 미국 폭스사의 「아메리커스 모스트 원티드」 「하이웨이 퍼트롤」 「캅스」등을 혼합 모방한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드라마분야에서는 MBC 「질투」가 일본 TV의 구성과 특정장면을 모방했으며 KBS 「금요일의 여인」 역시 일본TV에서 포맷을 따고 내용은 미국과 프랑스의 드라마를 원용했다는것.
방송프로그램의 모방논란에 대해 방송종사자들은 『문학이나 미술에서의 모방과 표절의 기준을 방송프로그램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된다』고 반박한다. 선진국TV에서 아이디어를 원용하는것은 세계 어느나라 방송도 마찬가지이며 특히 미국방송을 모방하고 있는 일본방송계가 한국방송의 베끼기를 비난하는것은 이해가 안간다는것이다.
그러나 학계와 방송계에서는 외국은 물론 우리나라 방송사간에도 조금만 인기있는 포맷이면 다투어 베끼고 있다며 이같은 무분별한 모방제작자세에서 벗어나 외국처럼 프로그램포맷연구개발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야할것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최근 UR의 타결로 영상분야의 개방과 지적소유권강화가 관심의 초점이 되는 상황에서 외국방송프로그램을 무분별하게 베끼는 관행은 이제 시급히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본방송계에서 한국을 타깃으로 방송프로그램모방문제를 제기하는것도 영상분야개방에 대비해 유리한 고지를 잡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송용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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