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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문의 해” 공염불/김수종 뉴욕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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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문의 해” 공염불/김수종 뉴욕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4.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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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시 맨해턴의 타임스 스퀘어는 뉴욕에서도 가장 번화가이다. 이 곳의 빌딩벽면은 세계의 유명회사들이 자사 상품을 선전하는 화려한 옥외광고판으로 요란스럽다. 그런데 타임스 스퀘어 중앙인 매리오브호텔의 벽면에 설치된 코닥사의 대형광고판에는 지난 7일부터 색동저고리를 입은 한국 어린이가 비원의 단청을 배경으로 환히 웃는 모습의 사진이 부착되었다. 이 거리를 지나는 수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눈길을 보내지 않을수 없는 사진이다. 한국관광공사는 94년을 「한국방문의 해」로 정하고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코닥사의 이 광고판도 이같은 관광공사의 캠페인에 따라 마련된것이다.

 그런데 이날 행사후 회식시간에 기자들과 참석자 사이에서 오간 대화는 관광객유치를 부르짖는 정부나 국민이 곰곰 생각해 볼 대목이어서 소개하고 싶다. 한국이 관광객유치를 소리높여 얘기하지만 관광객유치 준비가 안된 나라라는 이야기들이었다. 제일 크게 거론된 문제가 숙박시설이었다.

 한국에는 선진국에 맞먹는 비싼 관광호텔을 빼고는 외국인을 값싸고 편안히 재울수 있는 숙박시설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였다. 한국의 값싼 숙박시설에서 묵겠다는 미국인에게 여관을 소개했다가 불평을 듣고 낯이 뜨거웠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미국사람이 여관방을 정한뒤 낮에 관광을 하고 돌아와 보니 다른 손님을 받은 흔적이 남아 있어 그지없이 불쾌했다는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여관에서 그렇듯이 남이 덮던 이불을 다른 손님에게 내주는 식의 서비스를 갖고는 외국인 관광객유치는 공염불이라는 말도 나왔다. 비단 외국인 뿐 아니라 내국인 손님을 맞기 위해서도 한국여관의 침구관리는 새로워져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세계에서 관광객이 제일 많이 찾는 곳이라면 아마도 뉴욕을 꼽을수 있을것이다. 그러나 이곳을 찾는 유럽의 관광객들도 비싼 호텔보다는 값싼 호텔을 즐겨 찾는다. 우리도 「외국관광객―관광호텔」이라는 관념을 깨야한다. 관광공사가 정말 뜻이 있다면 서울에 외국인과 내국인이 같이 숙박할만한 여관이 몇개나 되는지부터 점검해보는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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