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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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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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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최근 정치역정은 존경받아야 할 국회의장을 「토사구팽(토사구팽)」이란 유행성의 귀거래사나 읊조리게 한바 있었다. 하지만 지난주 81세로 타계한 미국의 「오닐」전하원의장은 생전의 탁월한 친화력과 정치감각으로 「영원한 의원」으로 불리며, 새삼 국민적 존경과 추모를 받고 있는게 유달리 눈에 띈다.◆최근 오닐의 부음을 전한 미국언론들은 짙은 백발과 붉은 주먹코로 잘 알려진 그의 특징을 지방에 바탕한 「풀뿌리 정치」와 참된 의견을 가려낼 줄 아는 「듣는 정치」로 꼽았다. 하원의장을 「스피커」로 표현하는 미국정치에서 듣는 정치의 능력은 중요하다. 지난 67년 그를 월남전개입문제로 당시의 존슨대통령과 과감히 맞서게 했던것도 그런 능력 때문에 가능했으며, 그 대결이 걱정을 깨고 오히려 그의 정치적 립지를 키워줬다는것이다. ◆평생을 통해 단한번 지방의원선거에서 낙선한 적이 있었다는 그에게는 여러가지 일화가 있다. 당시 18년간의 절친한 이웃으로부터 『한표를 부탁한다는 소리를 못들어 섭섭했다』는 말을 듣고부터는 모든 선거일마다 집을 나설 때면 자기 부인에게까지 꼭 『한표를 부탁한다』고 머리를 조아렸다는 오닐이다. 미국민들이 그를 「영원한 의원」이라고 부르며 사랑한 이유가 짐작되기도 한다. 이런 서민적 풍모에다 같은 민주당의 대통령과도 맞설 수 있는 소신을 겸비했던것이다. ◆국회를 「민주정치의 전당」이라고 흔히 말한다지만 그런 전당으로서의 권위와 친근감을 키워내는것은 의원과 의장의 자세와 소신 및 행보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걸핏하면 국익과 무관한 저질의 인기발언에 매달리고, 날치기 사회봉이나 두드리려다 곤욕이나 치르고, 「토사구팽」소리나 나도는 풍토 속에서 과연 그런 권위나 친근감이 나올지 의심스럽다. 그래서 비록 남의 나라이지만 「영원한 의원」소리가 나오는게 참으로 부러워지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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