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부 인사물가UR대책 등 비판/방북표명,정치위상제고 노려 이기택민주당대표의 연두기자회견문 제목은 「국제화를 위한 국가체제정비」였다. 이대표는 회견에서 제목에 걸맞게 정치개혁 경제구조개혁과 민생안정등 7대 정책목표실천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21세기와 민족통일시대의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입장은 이대표가 지난해부터 표방해온 민생및 경제를 중시하는 「신노선」의 연장선상에있다. 이대표는 신년들어 삶의 현장에서 피부로 느낄 수있는 실질적인 생활정치와 현장정치를 표방, 신노선의 구체화를 꾀하고있다. 이날 회견에는 최근 이대표가 시장 중소기업 농촌등 현장을 방문해서 느낀 현실감각이 상당부분 반영되어있다.
이대표는 이같은 기조아래 물가정책및 우루과이라운드대책 새정부의 인사스타일등과 관련해 김영삼대통령을 강력히 비난했다. 이대표는 김대통령이 국회중심의 정치를 무시하고 일방통행식의 독선적인 정치행태를 보이고있다고 강력한 비난 공세를 펼쳤다.
이와함께 이날 회견에서는 민주당의 올해 정책목표제시외에 이대표자신의 정치적 위상제고를 의식한 대목들이 곳곳에서 눈에 뛰어 관심을 모았다. 당권및 97년 대권도전을 겨냥한 부분들이다.
이대표는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97년대권도전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대표는 『야당대표가 대권도전에대한 강력한 의지가없이는 대표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없다』면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권에 도전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대표가 그동안 대권도전의사를 내비친적은 여러번 있었으나 이번처럼 공식적으로 의사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대표가 평양을 방문, 김일성주석과 회담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도 대권고지를 향한 행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이대표의 한 측근은 『방북용의가 있다고 한 것은 단순한 정치적 제스처만은 아니다』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문제해결을 위해 정부가 할 수없는 역할을 야당대표가 해낼 수있다』고 말해 이대표의 방북의사표명에 상당한 무게가 실려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 남북관계가 핵문제를 둘러싸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황에서 야당대표가 실질적인 역할을 할수있는지에 대해 회의가 있는것도 사실이다. 또 역할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이를 허용하리라고 기대하기 어려워 실제 성사여부는 지극히 불투명하기만 하다.
이런 측면에서 볼때 이대표의 방북용의 표명은 대권주자로서 통일문제에대한 이미지강화를 위한 정치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과거 김영삼대통령이 야당총재시절 김일성주석과의 회담용의가있음을 밝혔던 것과 같은성격이라는 것이다. 이대표는 이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과거 두김씨 수준으로 올리려하고 있다고 볼수있다.
이대표는 이날 당내에서 제기되고있는 지도체제정비를 위한 조기전당대회 요구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소집을 요구중인 임시국회에서 주요 국정현안에 대한 대처방안이 해결될때까지는 전당대회문제를 거론치 않기로 최고위원들간에 합의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이대표는 그러나 내년 상반기 지자제선거를 앞두고 필요하다면 조기전당대회를 할 수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내 조기전당대회를 둘러싼 물밑 움직임이 가열될 것임이 감지되는 대목이다.【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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