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발자취 더듬어… 내5일부터/3백18명 4백여점 출품/「압수·거부당한 작품」 별도 전시/공식적 장소 개최·위상인정 “의의” 80년대를 통해 민주화를 열망하는 편에서는 가장 유용한 표현수단으로, 군사정부에서는 가장 위험한 집단의 메시지로 각각 간주하던 민중미술이 처음으로 가장 공식적 자리인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로 전시된다.
2월5일에서 3월16일까지 미술관 제1, 2, 7전시실과 중앙홀에서 열릴 이 역사적인 전시회 「민중미술 15년: 1980∼1994」에는 전국의 민중미술 작가 3백18명과 미술단체들이 출품한 4백여점이 80년대의 억압적 정부에 저항하던 치열한 현장의 분위기를 상기시켜 준다.
뜨거웠던 80년대의 정치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회고와 함께 민중미술의 위상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요구하고 있는 이 전시회에는 회화와 조각, 판화, 사진, 걸개그림, 벽화, 만화, 생활미술등 모든 장르가 출품되며 또한 거의 모든 민중미술작가가 참여한다.
이 중에는 「이적성」시비로 작가가 구속되기도 함으로써 거의 고전이 되다시피 한 신학철의 「한국근대사― 모내기」와 홍성담의 「대동세상 2」, 심정수의 조각 「다섯 별을 위한 진혼가」, 단체로 제작된 「한독금속노조벽화」와 「서울대 벽화」, 광주미술인공동체가 제작한 「공수부대 만행 1」과 「오월에서 통일로」등 미술사적인 작품들이 대거 출품된다.
12일 상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강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정헌 전시추진위원장은 『작가와 출품작을 엄선하기 보다는 민중미술의 성격상 곡해의 소지가 있으므로 민중미술 15년의 전체상을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장르의 창작품과 자료를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2 전시실에서는 「소집단운동과 민중미술의 형성」(1980∼84), 1전시실과 중앙홀에서는 「전국미술인 조직의 결성과 미술운동의 확산」(1985∼89), 7전시실에서는 「창작의 결실과 전진」(1990∼현재)으로 주제와 소재가 세분화되어 민중미술의 내용과 변천을 보여준다.
또한 압수되거나 전시거부됐던 작품들을 별도로 모은 특별전시실과 민중미술의 씨를 뿌려놓고 타계한 화가 오윤의 특별전시실, 자료실등이 마련되고 생활미술장터가 열려 흥겨운 분위기를 펼치게 된다.
전시기간 동안에는 강연회 「민중미술의 발자취」(2월5일 하오 2시, 강사 유홍준), 「작가와의 대화」(매주 토요일 하오 2시, 작가 임옥상 손장섭 노원희 이철수 박불똥 김봉준등), 토론회 「민중미술의 전망과 과제」(3월12일 상오 11시부터, 토론자 김윤수 이영욱 황지우 박래경등)가 차례로 열린다.
임영방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우리 미술에서는 80년대 이래 민중미술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부정할 수 없다. 그 흐름을 제대로 볼 수 있게 하고, 공적으로 위상을 찾아줘야 마땅하다. 또한 민중미술은 대중과 친할 수 있는 예술로서 예술성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중미술…」은 시간과 장소는 미정이나 올 안에 광주 대구로도 순회전시될 계획이다.【박래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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