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듣는자리불구 정책질의 “의욕”/공세성질문 치중 생산성엔 의문 국회 우루과이라운드(UR)대책특위가 12일 새해들어 첫 회의를 열었다. 특위구성후 두번째 회의이기도 한 이날 회의는 쌀문제등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를 반영하듯 초반부터 여야간의 팽팽한 신경전을 연출했다.
특위는 이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산업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국금융연구원등 4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실무연구진으로부터 UR협상이 우리산업의 각 분야에 미칠 영향과 대책에 대한 연구결과를 들었다. 의원들은 역시 농산물분야에 집중적인 관심을 보여 보고및 질문시간의 대부분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할애했다. 특히 야당의원들은 연구결과청취라는 회의성격에도 불구하고 정부를 상대로 하는 정책질의를 전개하는 「의욕」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들 연구기관이 사실상 정부의 통제하에 있다는 인식때문인지 연구결과의 공정성을 따지는 모습도 보였다. 쌀시장개방과 관련해서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책임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야당의원들은 이날 UR협상에 대한 미국의 이중적태도를 비판하면서 향후 우리나라의 대응방안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유인학의원(민주)은 『미국은 UR협상타결이후 자국의 이익을 위해 UR협상의 원칙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있다』면서 『미국이 자국농산물의 수입을 강요하는등 자유시장경제원칙을 보장하지않을 경우 나머지 이행계획서를 제출하지않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유의원은 『이것은 국가의 주권이 걸린 문제이며 연구원이 이에 대한 대책을 갖고있지않다면 책임을 져야한다』면서 『국회가 UR협상을 비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는가』라고 따졌다. 이길재의원(민주)도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마치 미국의 입장이 세계의 입장인양 여론을 오도했다』면서 『미국은 「UR는 UR고 국익은 국익」이라는 이중적인 입장을 갖고있다』고 주장했다. 김인곤의원(민주)은『연구기관의 연구태도는 지극히 객관적이어야 한다』면서 『나라의 장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식해 어용기관으로 전락하지않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의원들은 UR협상으로 인한 직접적인 농촌피해외에 홍수조절 환경보전등 농산물의 공익적 기능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시했다. 정창현의원(민자)은 『논 1백만정보면 소양강댐 저수량의 12배가량을 저장할수있다』면서 『홍수조절기능등 농산물의 공익적 성격을 분석해야 하며 식량전쟁대책등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는 결과적으로 과연 특위가 의원들의 화려한 수사만큼이나 생산적인 대책을 찾아낼수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자아내기도 했다. 아직도 실질적 논의보다는 정치적 색채를 가미한 공세성질문, 언론을 의식한 홍보용 발언,무지를 드러내는 소모적 공론등이 적지않기때문이다. 스스로 농사를 짓고있는 박경수의원(민자)은 회의말미에 『UR특위가 이런 식으로 연구결과나 듣고 탁상공론을 해서는 대책을 마련할수없다』면서 『현장을 보고 국민을 안심시키는 대책을 내놓아야지 말 잘하는 사람들이 나와서 사후약방문식의 논쟁이나 주고받아서는 무의미하다』고 일침을 놓았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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