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자 연인 둘러싼 연쇄실종/49일의 남자/여배우 실종과 기자의 대추적/1994,남자 5·6공시절 정치적사건에 연루된 인물의 행적을 추적한 미스터리멜로영화 두편이 제작돼 관심을 끈다. 권력자의 여인을 둘러싼 연쇄실종사건을 다룬「49일의 남자」와 권력의 희생양이 된 한 여배우를 추적하는 연예부기자의 얘기를 그린「1994,남자」가 새해 영화계를 장식하고 있다.
미국 뉴욕대와 뉴욕테크대학원에서 영상학과 영상미학을 전공하고 귀국한 김진해감독이 만드는「49일의 남자」는 구시대 권력자의 연인이었다가 실종된 애인때문에 익명의 폭력집단에게 쫓기는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미스터리물이다.
J는 대학시절 운동권의 단순가담자로 시련을 겪은후 시대를 외면하고 무기력한 삶을 이어가는 작가다.
그는 어느날 옛여인 서연으로부터 만나자는 전화를 받은후 약속장소에 나갔다가 정체 모를 남자들에게 납치된다. 그들은 J에게 그녀를 찾아내라고 다그친다. 서연은 지난시대 권력자의 연인으로 새로 권력을 쥔 이들에겐 그녀가 너무 많은걸 알고 있다는게 제거이유다. J는 애인의 실종으로 인해 과거의 악몽과 다시 마주해야한다. 그러나 그는 회색인으로 뒷걸음질친 과거와는 달리 이번엔 폭력과 맞서 정면대결에 나선다. 지난해 봄 작가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장태일씨의 소설이 원작이다. 정보석과 이보희가 공연하며 김진해감독의 부인인 연극연출가 김아라씨가 아트디렉터로 참여한다.
「1994,남자」는 시나리오작가 김혜수씨가 직접 보고들은 연예계 비사와 소문을 토대로 쓴 시나리오를 신인 전경수감독이 영화화하는것이다. 전경수감독은 CF감독,뮤지컬 기획자,영화평론가로 활동해왔다.
이 작품은 6공시절 화제가 됐던 연예인스캔들에서 소재를 따왔는데「49일의 남자」와 마찬가지로 당대 톱배우의 실종사건이 기둥이 된다.
정치부기자로 일하던 80년 신군부에 의해 신문사에서 쫓겨난후 문화부기자로 복직한 주인공은 어느날 신문사로 걸려온 여배우 강신혜실종사건의 제보를 받고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그 배후에 도사린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된다. 그에겐 사내외로부터 취재를 중단하라는 압력이 가해져오지만 그는 온갖 위협에도 불구하고 사건에 매달린다. 탤런트 강문영과 모주간지 연예기자인 한영민씨가 각각 실종된 톱배우와 그를 추적하는 기자로 등장한다.
구시대 정치권의 폭력을 고발하는 영화가 잇달아 제작되는것에 대해 영화계에서는 문민시대를 맞아 영화인들이 그동안 금기시해온 소재에 도전하려는 바람직한 현상으로 풀이하면서도 한편으론 우리영화가 지나치게 이색소재주의로 흐르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소재에 금기가 무너진만큼 진지한 주제의식과 그에 걸맞는 형식으로 완성도를 높이는게 우리영화인에게 주어진 과제라는 지적이다.【김경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