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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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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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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의 사회에서 현대인이 공통적으로 가장 싫어하는 것을 들라하면 뭣을 지적하겠는가. 아마 상당수가 죽음과 세금을 꼽을 것이다. 법과 질서의 사회일수록 세금은 악착같다. 세금은 죽음까지 따라 다닌다. ◆세금은 원래 원성의 대상이기 때문에 민주사회에서는 원칙이 강조된다. 가장 상징적인 것이 「대표없이는 조세없다」는 개념과 조세법정주의다. 오늘날 민주주의를 전세계에 파급시키는데 결정적 기여를 하고 있는 미국, 그들이 18세기에 식민지배자였던 영국왕권에 대해 독립운동을 펴게된 것도 바로 영국제국의 조세권 횡포가 하나의 중요한 기폭제가 됐다. ◆미국은 이러한 역사적 배경 때문인지 조세에 엄격하다. 행정부, 의회, 그리고 국민등 모두가 세금의 증감과 신설 및 폐기에 대해서 진지하고 신중하다. 세금문제는 대통령선거 때마다 중요 쟁점이다. 레이건, 부시등 최근의 역대 공화당출신 대통령이 승리를 했던 결정적인 요인은 「증세반대」공약이었다. 부시대통령의 선거구호―『내 입술을 보라. 세금을 올리지 않겠다』는 것은 첫 선거에서 승리를 가져온 명「슬로건」이었다. 그가 재선운동에서 패배한 것은 그의 무기력과 「증세반대」공약위배였다고도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정부와 국회입장에서 보면 세금의 천국인 것같다. 납세자인 국민들의 너그러움이 태평양같다. 정부에서 누워서 떡먹듯 세금을 신설하고, 국회가 이것을 거수기처럼 통과시켜도, 국민들은 별 반응이 없다. ◆정부는 우루과이라운드협정에 따라 예상되는 농촌·농업·농민의 피해에 대한 보상내지 경쟁력 강화대책으로 매년 1조5천억원씩의 농어촌특별세를 신설, 10년간 부과하겠다고 했다. 그것도 김영삼대통령이 직접 발표했다. 세목의 신설과 징수세액은 먼저 용도를 설정한 뒤에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앞뒤가 크게 뒤바뀐 것같다. 농촌대책을 세워야 하는데는 이의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일은 순리를 따라야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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