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에 부담줄까 신중행보 계속/“정치궤적 하반기부터 윤곽” 이견없어/14일 사면후 첫 귀국… “2∼3일간 체류” 지난해 4월초 부산 사하구에서 민자당지구당개편대회가 열렸을 때다. 당시 사무총장으로 이 자리에 참석했던 최형우의원은 『흔히 「좌동영 우형우」라고 말을 하지만 서석재전의원이야말로 김영삼대통령의 심장부』라고 한껏 톤을 높였다.
89년4월 동해시 보궐선거과정에서의 후보매수사건으로 기소된 서전의원은 93년 1월말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이로써 서전의원은 의원직을 자동상실, 지역구를 「상도동학교」의 한참 후배인 박종웅의원에게 넘겨줬다. 이날 대회는 박의원을 보궐선거의 후보로 공식 선보이는 자리였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김영삼대통령만들기」에 쏟아부은 20여년의 꿈이 실현된 시점에 오히려 자신은 엑스트라처럼 정치무대에서 내려와야했던 서전의원이 겪었을 마음고생을 떠올렸던것 같고 당시 최총장의 발언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했다.
서전의원은 구랍24일 일본 동경내 11평아파트에서 자신의 사면소식에 접했다. 지난해 6월부터 와세대대정치학과 객원연구원으로 지내오며 가급적 국내정치권과 거리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자신의 사면을 전후해 그는 김대통령으로부터 실로 따뜻한 격려의 전화를 받았다. 또 상도동그룹내의 그의 잠재적 위치를 반영하듯 현해탄을 건너 선배·동료·후배정치인과 지인들로부터 수많은 축전과 전화가 답지했고 일본내의 우인들도 자신의 일마냥 기뻐했다는 후문이다. 이른바 새정부의 「숨은 실력자」로서 그의 화려한 재기가 눈앞에 닥친양 국내정치권의 화제가 되었음도 물론이다.
그러나 본인의 행보는 적어도 현재까지는 이전과 거의 다르지 않다. 벌써부터 그가 어떠어떠한 상황에서 어떠한 역할을 맡게되리라는 추측이 줄을 잇지만 정작 본인이나 여권핵심부에선 별다른 얘기가 나오지 않는다. 박관용대통령비서실장이 자리를 굳히고 최형우내무장관과 이원종정무수석이 김대통령 집권2기의 전면으로 부상했으며 김덕롱의원이 뒷전으로 물러나는등 상도인맥에 적잖은 변화가 전개됐으나 서전의원은 여전히 막후에 있다.
주변에서는 상도동가신이자 적자중 한명이면서도 89년이후 5년가까이 정치적 불구상태에 있었던 그의 상처가 사면이라는 법적 해금으로 치유하기에는 너무 깊었을것이라고 말한다. 또 평소 신중한 그의 성격상 김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않는 완전한 「정치적 해금」상황이 오기까지는 좀더 시간을 필요로 한다고 판단했을것이라는 분석도 유력하게 제기된다.
하지만 그가 올해 주목받는 정치인의 선두그룹에 포함된다거나 적어도 올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정치궤적을 그려나갈것이라는 데에는 정치권의 이견이 없다.
그는 우선 자신의 일본체류비자가 2월말로 만료돼 3월부터는 새일을 시작해야한다. 그래서 그는 고려대 언론대학원의 3월학기에 이미 등록했는가 하면 하와이대 동서문화센터로부터 3개월간의 객원교수 및 연구위원초청을 받아놓고도 있다. 이중 그는 최근 후자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뚜렷한 역할없이 국내에 있어봐야 상도동그룹내 주도권다툼등 괜한 오해와 추측만 낳게되는 만큼 김대통령이 부를때가 곧 자신이 일할때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오는 14일께 잠시 귀국한다. 과거 그를 도왔던 후배가 부산에서 결혼식을 갖기 때문이다. 주변에선 『2∼3일 머물다 다시 출국할것』이라며 사면후 처음인 그의 일시 귀국에 쏠리는 시선을 꺼리지만 서전의원의 발걸음이 어느때보다 가벼울것임은 부인키 어렵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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