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범여권 결속에도 도움/5·6공인사 활동반경 넓어질듯 김영삼대통령과 세 전직대통령의 10일 청와대 오찬회동은 국민들에게 기분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러한 회동이 우리 정치사상 처음으로 성사된 자체가 좋은 결과를 담보했다고 할 수 있다.
김대통령은 이날 화합의 정치를 강조함으로써 회동의 성격을 한마디로 나타냈다. 김대통령이 직접적으로 과거정부와의 화해를 거론한 것은 아니라해도 화합의 정치라는 말속에 그 속뜻이 담겨 있다고 보아야 한다.
김대통령이 취임후 처음 맞은 신년에 이같은 모임을 마련한 것도 이제 과거문제를 딛고 국민화합과 국가통합의 전기를 이루어야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번 회동을 계기로 금방 일정시점에서 과거청산을 매듭짓는다는 식의 구체적 조치가 있을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김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도 지속적인 개혁추구의 뜻을 밝혔다.
그렇지만 이날 만남의 정신이 국민화합조치의 시발이 되리라고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김대통령은 또 회동에서 세 전직대통령에게 국정운영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고 세 전직대통령은 이에 적극적인 협조와 지지를 약속했다. 세 전직대통령은 이어 김대통령의「포용력」이 새 정치문화와 국민통합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대통령은 회동을 통해 범여권 결속이라는 소기의 목적도 이룬 것이다. 김대통령으로서는 이와 함께 국가경쟁력강화를 위한 국가역량 총결집에 있어 가장 상징적인 힘을 얻었다고도 할 수 있다.
이날 회동에서는 또 그동안 극도의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전두환·노태우 전대통령이 일단 자리를 함께 함으로써 갈등해소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됐다. 김대통령은 회동에서 두 전직대통령에게「화해」를 요청했고 두 사람은 이에 긍정적 대답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에 두 전직대통령간에 화해의 만남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해도 이번 회동을 계기로 그 필요성은 느꼈을 것이다.
두 사람의 화해 역시 국민화합을 위한 정치 사회적 갈등해소에 한 몫을 할게 분명하다. 김대통령으로서도 범여권 결속을 위해 두 사람의 화해는 절실하고 이를 통해 국정운영에 있어 짐하나를 던다는 측면도 있다. 이날 회동에서 국민화합을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해 과거비리 청산과정에서 단죄된 구여권 인사들에 대한 법적 정치적 구제조치가 구체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노 전대통령이 이날 회동을 기점으로 어느 정도 과거로부터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됨에 따라 5·6공 핵심인사들의 행동반경에도 여유가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이날 회동분위기는 격의없는 대화와 함께 농담도 오고 갈 정도로 화기애애했다고 김대통령으로부터 회담내용을 구술받은 주돈식 공보수석이 전했다. 따라서 앞으로 이같은 자리가 자주는 아니라 해도 계속 있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대통령은 또 같은 취지에서 이기택 민주당대표와 영수회담을 갖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대중 전민주당대표와의 회동은 그가 정치를 떠나 있는데다가 민주당의 이대표체제등을 감안, 아직은 신중한 입장인것으로 전해졌다.
김대통령은 이날 회동을 통해 자신의 개혁정치에 대해 생존한 전직대통령 모두의 지지와 협조를 얻어냄으로써 더욱 자신있게 국정을 끌어 갈 수 있게 됐다고 할 수 있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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