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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폐 「외태권」 미운오리 전락/환률단일화로 시한부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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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폐 「외태권」 미운오리 전락/환률단일화로 시한부 운명

입력
1994.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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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외화대접… 올부터 발권중단/“가치하락전 환물” 소비광란 불러 연말연시 북경의 상점가는 때아닌 「외회태환권」(FEC:FOREIGN EXCHANGE CERTIFICATE)의 호경기를 만끽하고 있다.

 이미 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와 같이 중국정부는 94년 1월1일을 기해 이중환율제를 단일환율제로 통일하고 FEC의 발권을 중단했다. 1달러당 5·6원의 공정환율과 1달러당 8.7원대의 스와프마켓(외환조절시장)환율등 두가지의 환율을 시장시세인 8.7원대에서 시장수급에 따라 매일 연동시키는 단일변동환율제를 채택한것이다.

 이같은 환율단일화는 인민폐의 태환화를 목표로 한다. 이에따라 이전까지 원칙적으로 외국인들만이 1달러당 5.6원이라는 공정환율에 따라 바꿀 수 있었던 외회권은 필요가 없게 됐으며 인민폐라는 단일화폐만이 유통될 수 있게 됐다. 물론 중국 당국은 이미 발행되어 유통중인 외회권에 대해서는 이전대로 쓸수 있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한시적 생명을 지닌 외회권은 무용지물이라는 생각에 외회권의 무차별 소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구랍 31일 외국상품 전문점인 귀우상점에서는 외국담배가 외회권으로 10만여원어치가 팔렸다. 평소 매출액의 9∼10배가 되는 매출액이다. 소비자들은 말보로, 555, 세븐스타등 인기있는 품목들을 10보루 이상씩 사갔다. 같은날 2층의 고급시계 코너에서는 2만여원(FEC)어치의 시계가 팔려나갔다. 이 시계 코너의 11월 전체매출액이 겨우 1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개월동안 팔려나갈 물품들이 단 하루만에 팔려나간것이다. 또다른 상점인 우의상점 3층의 귀금속코너에서는 최근 며칠동안 24K 금장신구가 하루 평균 30만원어치가 팔렸다. 이 또한 평소 매출액의 50∼60배가 되는것이다.

 이처럼 광란에 가까운 구매열기는 환율단일화 조치이후 외회권가격표시의 물품가가 인상될것을 우려한 환물심리 때문에 빚어졌다.

 환율단일화 조치가 있기 이전 이들 외제품상점에서는 외회권 가격으로 상품가격을 매겨놓고 인민폐를 낼 경우에는 50%씩 올려 받았다. 원칙대로라면 50%씩 오른 인민폐 가격을 새로 붙여놓았다 하더라도 외회권을 낼 때에는 12월31일 이전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 그러나 외회권을 받지 않는 곳이 생길 수도 있고 또 외회권과 인민폐를 1대1로 취급하여 받는 곳도 있을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외회권을 소지한 사람은 당장 필요없는 물건이라도 사놓는것이 상책이라 생각하고 너나 할것없이 마구잡이로 사재기를 한것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중국인들에게 외화대접을 받던 외회권이 하루아침에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셈이다.

 일부 지방에서는 벌써부터 외회권을 인민폐와 동일하게 취급하기 시작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의 불안심리를 이용, 일부 상점에서는 인민폐보다는 우대를 해주지만 12월31일 이전의 외회권가격보다는 올려받는 곳도 나타났다.

 외회권으로 월급을 받아왔던 외국투자기업의 직원 한사람은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물건을 사들이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고 말한다. 어제의 「백조」였던 외회권이 하루아침에 「미운오리」가 되어버린것이다.【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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