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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올로기에 막혔던 문학의 보고/「러시아 소비예트 문학」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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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올로기에 막혔던 문학의 보고/「러시아 소비예트 문학」 시리즈

입력
1994.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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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간/솔제니친·고리키작품 등 20여종 소개/소설 「아르바트의 아이들」 15만부 팔려 「열린 책들」(대표 홍지웅)은「러시아 소비예트 문학」시리즈를 만드는 일에 온 힘을 쏟아 왔다. 이 시리즈의 발간은 애당초 출판사가 만들어진 이유이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기도 하다.  외국문학의 올바른 소개는 곧 우리문학을 비옥하게 하는 작업이다. 그 중 러시아문학은 슬라브민족이 지닌 정서적인 유대감과 깊고 넓은 산문적인 감동으로 우리에게 일찍부터 커다란 영향을 주어 왔다. 러시아문학은 산이 아니라 산맥이었다.

 그러나 해방 후 80년대 중반까지 러시아문학은 분단 이데올로기와 문학적 편중으로 인해 그들의 동시대적인 작업에로 다가갈 수 있는 길이 대부분 봉쇄돼 왔다. 

 그 동안 나왔던 몇권의 책은 한정된 작품에 국한해서 영어나 일본어판을 중역한 책 정도가 고작이었다. 우리의 평가와 향수만큼 다가갈 수 없었던 것이 바로 러시아문학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시리즈는 이데올로기의 깊은 강 저편에 있는 러시아 현대문학을 원전을 바탕삼아 편견없이 소개하기 위해 탄생됐다.

 고려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러시어학과 대학원에 진학한 홍지웅씨는 러시아 문학에 심취해 86년 주저없이 출판사를 차리게 됐다. 그가 출판사의 설립과 함께 처음 내놓은 책이 솔제니친의「붉은 수레바퀴」였는데 이것이 시리즈의 출발이 됐다. 

 그는 7권이나 되는 책을 2년의 고생 끝에 펴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그렇지만 계속해서「수용소 군도」(전6권·솔제니친 지음)와「종말전 10억년」(보리스 스투르가츠키 외 지음)을 꿋꿋이 펴냈다.

 최근 시집「마야코프스키 전집」(3권)과「오, 나는 미친 듯 살고 싶다」(알렉산드르 블로크 지음)가 나와 20종으로 늘어난 이 시리즈가 지금까지 계속될 수 있었던 것은 소설「아르바트의 아이들」(아나톨리 리바코프 지음)덕분이다. 소수민족인 카자흐공화국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스케치하듯 담고 있는 이 책은 88년 출간되자 15만부가 팔리는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여기에 막심 고리키의「어머니」(38쇄 발행)와「고백」(12쇄)이 뒷받침해 주어 큰 힘이 됐다.

 「러시아 소비예트 문학」은 현재까지 50여종이 기획돼 있다. 그 중에는 20권에 달하는 대작「도스토예프스키 전집」과「알렉산드로 푸슈킨 전집」(전6권)도 있다. 내년 초에 나오게 될 이 책들은 이미 고전이긴 하지만 러시아 판본을 처음으로 완역한 것이어서 크게 기대된다.【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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