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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사 점수/예상밖 저조/각대학 가채점결과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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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사 점수/예상밖 저조/각대학 가채점결과 분석

입력
1994.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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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제의도 잘못 이해·수학 풀이과정 소홀/암기식 답안작성·획일사고많아 점수잃어 14년만에 부활된 대학별고사의 주관식 문제에 대한 수험생들의 적응력이 예상외로 낮아 합격자 평균점수가 당초 추정치보다 크게 떨어질것으로 보인다.

 이미 채점을 마친 서강대를 비롯, 답안의 10∼20%를 가채점한 서울대 고려대 입시 관계자들에 의하면 주관식답안가운데 출제자의 의도를 잘못 이해했거나 풀이과정을 소홀히 다룬 경우가 많았으며 전체문장의 뜻을 잘못 해석한 수험생도 상당수됐다.

 이같은 결과는 입시전문기관에서 시험직후 『문제가 평이한 듯 하지만 실제로 올바른 답안을 작성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을것』이라고 분석한것과 일치하는것이다.

 서울대의 경우 국어과목은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펼친 답안과 단순 암기식답안간의 편차가 심한것으로 밝혀졌다. 「문학작품의 이해와 감상」은 작품의 주제와 구성등에 대한 이해능력, 작품내용에 대한 감상능력등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인데도 작품이해와 감상의 영역까지 암기식으로 학습한 듯한 답안이 많았다.「문학작품의 이해와 감상」을 채점한 오세영교수(국문과)는 『답을 알고는 있으나 단답형과 같은 답안이 대부분이었으며, 자기의 생각을 펼치기보다는 도식적인 답안을 외워 쓴 듯한 답안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논리적 근거에 입각해 자신의 견해를 주장하고 이에 반대되는 견해를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능력을 묻는 「논술」답안은 주장에 대한 근거제시가 부족하고 예시로부터 일반화된 결론을 이끌어 내는 사고과정은 부적절하거나 생략된 경우가 많았다.

 「논술」과목을 채점한 한 교수는 『많은 답안에서 획일적인 사고가 발견됐다』며 『수험생들이 자신의 주장이 아니라 어떤 한 견해를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수학과목도 예상보다 평균점수가 많이 내려 갈것으로 알려졌다. 자연계 과목 대표채점위원 이현구교수(수학과)는 『증명을 요구한 문제의 경우 답은 맞아도 과정을 올바로 설명하지 못하거나 풀이과정을 소홀히 한 답안이 많았다』고 말했다.

 10일 채점 중간결과를 발표한 고려대도 수험생의 주관식답안이 전반적으로 부실해 60∼70점대로 예상했던 합격자 평균점수가 최소한 5점정도 떨어질것으로 보인다. 김학렬교무처장은 『국어 논술과목의 경우 논리성, 표현력이 대체로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고 원고지 6장분량을 채우지 못한 답안도 10%에 이르렀으며, 수학과목도 답은 정확하나 도입, 전개과정이 부실한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9일 채점을 끝낸 서강대도 국어 논술과목과 수학과목의 주관식답안의 수준이 낮은것으로 알려졌다. 

 서강대 교무처관계자는 『국어, 수학, 영어 세과목의 점수가 1백점만점에 각각50점만 되면 합격될것같다』며 『이는 일선고교에서 아직도 암기위주의 교육을 하고있기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이영덕평가관리실장은 『각 대학의 채점결과를 놓고 보면 지난해 초부터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 일선 학교의 입시교육이 아직 제대로 실효를 거두지 못한것 같다』고 분석하고 『이번 경험을 토대로 각 고교에서는 새로운 입시교육바람이 불게 될것』이라고 말했다.【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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