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들 현지 취재원 직접접촉 바람직”/60·70년대 한국취재 활약… 15년만에 방문 이승만정권에서 박정희정부에 이르기까지 권위주의적인 한국정부를 취재했던 미국의 전직 베테랑기자가 김영삼정부 출범이후 달라진 한국 언론계를 직접 둘러보기 위해 서울에 왔다.
『15년만에 다시 한국에 와보니 너무나 많은 것들이 변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경이로운 것은 자유로워진 언론환경이었습니다』
지난 3일 주한미공보원(USIS)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머레이 프롬슨 남가주대(USC) 언론연구소장은 지난 79년 이후 첫 방한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6·25때 성조지 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들여놓은 뒤 AP통신 NBCTV CBSTV등에서 34년동안 기자로 활약해온 그는 한국전과 월남전을 직접 취재했으며 대부분의 언론인 생활을 도쿄 싱가포르 방콕 홍콩 서울등 아시아지역에서 보냈다.
이때문인지 아시아 언론인들에 대한 이 노기자의 애정은 남다르다. 이같이 애틋한 애정은 자연스레 진솔한 충고로 이어졌다.
『한국 일본등 일부 아시아국가들에는 각 출입처마다 소위 프레스클럽(기자단)이 존재하는데 이는 매우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입니다. 취재원과 언론간에 유착관계를 낳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언론관계는 「물과 기름」이라고 믿고 있는 그는 이같은 기자단의 운영관행이 『언론의 보다 자유로운 비판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롬슨소장의 조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국언론의 특파원 활동에까지 이어졌다.
『미국에 주재하는 대부분의 아시아지역 출신 특파원들은 현지 취재원들과 직접 만나지 않고 유력지의 보도내용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 특파원들도 예외는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는 최근 가장 민감한 이슈인 북한핵문제를 취재하려면 적어도 미중앙정보국(CIA)이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들을 직접 접촉하는게 한국언론의 올바른 보도태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김영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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