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중에서 가장 상서로운 행운의 꽃 서향이 새해를 맞아 푸른 잎이 더욱 반짝인다. 모든 꽃의 향이 서향앞에서만은 풀이 죽는다 해서 꽃의 적, 화적이란 이름이 붙을 만큼 향기에 관한한 견줄 꽃이 없다. 이제 겨울잠을 한잠만 더 자면 잎 사이에서 꽃망울이 떼를 지어 연달아 피어 날것이다.
팥꽃나무과의 상록관목으로 키는 1∼1.5m 가량. 중부의 따뜻한 평야나 남쪽 다도해의 습기많은 곳을 좋아한다.
조선조 세조때 서화가 강희안(1417∼64)은 양화소록에서 중국이 원산지인 서향이 우리나라에 들어 온것은 고려 충숙왕때로 보고 있다.
「한송이가 겨우 피어 향기가 한 뜰에 가득하더니 꽃이 만발하여 향기가 수십리에 미친다. 꽃이 지고 앵도같은 빨간 열매가 푸른 잎 사이로 반짝이는 것은 차마 한가한 중에 좋은 벗이로다」고 했다.
꽃이 피면 서향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그 향기로 향수를 잔뜩 뿌린 미인이라 했다. 밤길에서도 금세 서향인줄 알수 있고 그 향이 멀리까지 간다해 천리향, 심정화, 심향등으로 불린다.
얼룩서향, 넓은잎팥꽃나무, 은꽃서향, 돈팥꽃나무, 분홍서향, 북제주도가 원산지인 백서향나무도 있다.
가을에 꽃봉오리가 맺혀있다가 겨울이 지났다 싶으면 꽃이 핀다. 진홍색이 감도는 흰색깔의 꽃은 별모양으로 가지끝에 옹기종기 모여 핀다. 꽃잎은 없고 꽃받침잎이 꽃잎같이 보인다.
옛날 한 비구니가 아름다운 향내가 풍겨오는 곳으로 끝없이 좇아가는 꿈을 꾸었다. 그 향을 따라 가보니 극락세계의 작은 나무에 핀 흰꽃이었다. 꽃에 코를 대고 한참 꽃냄새를 맡다 잠이 깨었다. 잠이 깼는데도 그 꽃 향이 풍겨와 꿈에서 처럼 향내를 따라가 꽃을 찾았다.
극락의 꽃이라고 생각한 스님은 꽃 한그루를 따 동네로 내려와 사람들에게 물었으나 아무도 그 이름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잠자다 향내로 알게된 꽃이라해 수향이라는 이름을 붙였으나 사람들은 상서로운 꽃이라고 해 서향이라고 이름지었다고 한다.
뿌리는 지혈제로 백일해 거담 해독 타박상 강심등에, 껍질이나 나뭇잎은 다른 약재와 처방해 어혈 소독 종창 종독 감기후유증에 썼다.
어떤 꽃이든 인분을 싫어하지만 서향만큼 싫어하는 꽃은 없다고 했다.특히 사향을 싫어해 사향 냄새만 쐬어도 곧 죽는다고 했다.【김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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