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중은 절하… 경쟁력 악영향 환율이 올해 경제의 최대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새해들어 일본 중국등 경쟁국화폐들은 잇따라 평가절하되고 있지만 외국돈의 대량유입으로 달러의 원화환율은 올해 현상유지조차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고공비행을 거듭하며 「1백엔돌파」가 무난하리라던 엔화는 신년벽두부터 국제시장에서 달러당 1백13엔대의 약세통화로 급반전됐다. 전문가들은 『지금 추세라면 연말 엔화가치는 1백20엔대로 낮아져 엔고는 사실상 끝난 셈』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엔고특수덕에 4년만에 경상수지흑자를 기록했던 우리에겐 「엔고종식」은 올 수출전선의 최대악재일 수밖에 없다. 특히 경쟁국인 중국은 올들어 2중환율제를 철폐하면서 자국화폐인 원화가치를 무려 33.3%나 평가절하해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을 더욱 높였다.
그러나 우리돈의 올해 환율은 절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에는 외국인주식투자자금 57억달러(4조6천억원)를 포함, 약 70억달러의 해외자금이 들어왔다. 개방과 규제완화가 가속화될 올해 해외자금유입규모는 더욱 커질것이 확실하다. 외국인주식자금과 해외증권발행, 경상수지흑자, 여기에 각종 차관까지 합치면 94년중 국내에 상륙할 외국돈은 1백억∼1백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당국과 연구기관, 외환딜러별로 차이는 있지만 관계자들은 대체로 1백억달러의 외화유입시 1.5∼5.0%의 원화절상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엔 국제시장의 달러강세 영향으로 당분간 현재의 8백10원대가 유지되겠지만 하반기에는 해외자금유입으로 인한 원화절상압력이 본격 작용하리라는 것이다. 1.5∼5.0%의 원화절상은 작년말(8백8·10원)보다 달러당 원화환율이 약 12원에서 40원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하반기에는 8백원선이 가볍게 무너져 최저 7백70원대에까지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원화절상은 엔저와 중국원화의 평가절하와 맞물려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수출업계의 가격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업계는 현재 수출경쟁력회복을 위해 환율피해를 최소화할 방안모색을 요구하고 있지만 외환당국의 입장은 『개방압력이 가중되는 시점에서 환율안정을 위한 직접개입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이성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