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6·25」「9·28」「1·4」「7·27」「3·15」「4·19」「5·16」「10·26」「12·12」「5·18」「6·29」…. 외국인들이 보면 무슨 군사용암호로 생각하겠지만 우리국민은 무슨 뜻인지 잘 알고있다. 분단이래 49년동안 이땅에서 발생했던 중대한 사건들을 뜻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들용어중 상당수가 잘못표기됐거나 집권세력의 편의에따라 사건의 의미를 왜곡 과장 미화하는등 멋대로 쓰여져왔다. 「6·25」만해도 6·25사변 동란 전쟁 기습남침 한국전쟁등 여러가지로 상용돼왔고 9·28경우도 9·28수복과 서울 탈환등으로 불러져왔다. ◆왜곡 사용한 대표적인 용어는 5·16쿠데타. 쿠데타란 한마디로 무력을 동원하여 불법으로 민선정부를 전복시키고 권력을 장악하는것을 뜻한다. 그럼에도 소위 주체세력들은 자신들의 반민주적행위를 합리화시키려고 「5·16혁명」이라고 자칭한것. 더욱 어처구니없었던것은 쿠데타를 「혁명」이라고 하면서 진정한 시민혁명인 4·19는 「의거」라고 격하시킨것으로서 이야말로 적반하장인셈이었다. ◆그뿐인가. 이른바 「80년의 봄」을 짓밟고 12·12와 5·18을 일으켜 권력을 장악한 신군부세력은 자신들의 범법행위를 얼버무리기위해 두사건을 단순히 「사태」라고만 부르게했다. 김영삼대통령이 작년 회견에서 『5·16과 12·12는 쿠데타』라고 단언한것을 계기로 교육부는 잘못상용되고 있는 주요현대사의 용어를 바로잡아 95년도 중고교교과서에 수록시킬 방침이라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는 곧 력사바로잡기의 일환인만큼 여러차례의 공청회와 여론조사등을 통해 광범한 의견을 들어 고쳐야 할것이다. ◆즉 5·16과 12·12를 군사쿠데타로, 4·19를 혁명으로, 6·25를 한국전쟁등으로 하는것은 당연하나 8·15를 「8·15해방」으로 하는것은 큰문제가있다. 「광복」은 빼앗긴 나라를 되찾은 것이고 「해방」은 압제에서 풀려나는 것으로서 특히 북한이 오래전부터 8·15와 6·25를 일·미제국주의자들과의 「해방전쟁」이라고 불러오고있음을 깊이 고려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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