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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제도/횟수·시기도 문제점/수능계열구분없어 불합리(일요한국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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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제도/횟수·시기도 문제점/수능계열구분없어 불합리(일요한국포럼)

입력
1994.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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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 성적 산출방식 비교육적/논술,낯설고 어려운주제 “당황”/복수지원,심리적 안정감 효과/특차 우수학생 분산유치 이점 교육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김영삼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발언으로 대학입시제도가 다시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때마침 94학년도 전기 대학입시 전형도 거의 끝나 수학능력 시험, 본고사 부활, 특차모집제 도입, 복수지원제 허용,높아진 내신반영비율등에 대한 문제점들이 부상, 대입제도가 또다시 국민적 관심사가 되었다. 현행제도의 장단점과 전형일정상의 개선점등을 짚어보고 바람직한 새 제도의 방향을 제시하기위한 긴급좌담회를 마련,지상중계한다. <편집자주>

□박도순 (고려대사대 교수)

이수종 (교육부 대학행정심의관)

엄동일 (영동고 교사)

김문중 (학부모)

이행원 (사회·본사 논설위원)

 ▲사회=김영삼대통령은 연두기자회견에서 교육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 직속의 교육개혁위를 곧 발족,종합적인 교육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하니 머지않아 입시제도 개선이 큰 이슈가 될 전망입니다. 입시제도의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모든 분야가 자율화·개방화·다양화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대학입시제도의 자율화도 당연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대학이 그 변화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겠지요. 다만 그 시기가 현재로선 부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엄=제도개선은 현행제도가 비합리적이고 병폐가 크다는 공감대가 있어야 하는데 94년도 대학입시는 종전제도의 문제점 극복보다는 입시위주의 교육탈피, 고교교육의 질적향상을 위해서 바뀌었던것 같습니다. 그러나 실상 새 대학입시제도가 과거 학력고사와 무엇이 달라졌는가 의문스럽습니다. 입시제도의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박= 만약 현 입시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면 실시시기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시행돼야 합니다. 아무리 빨라도 현재 중학교 학생을  그 대상으로 삼아야합니다. 

 ▲이=94학년도 대학입시가 학력고사에서 수능시험으로 독립한 배경은 고교교육 정상화와 대학의  자율성 부여라는 측면에서 6년간 연구끝에 처음 실시된것입니다. 수능시험은 대체로 성공적이었다고 봅니다. 대학별고사(본고사)도 출제방향에서 본래 의도였던 사고력이나 창의력측정의도가 빗나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교육개혁위원회가 발족되면 입시제도를 근본적으로 검토해보겠습니다.  

 ▲박=본고사는 대학자율에 맡긴다는 취지였으나 9개대학만 채택했습니다. 또 수능시험은 제도와 실지 상황에선 많은 차이가 났습니다. 수능시험이 학력고사처럼 의무화된것이 아니었는데 본래 취지와는 달리 올 입시에서는 모든 대학이 그 성적을 반영하게 된것입니다.

 ▲사회=우선 고교 내신제의 문제점부터 짚어 보기로 하지요. 

 ▲박=내신제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찬성하나 지역간 ·학교간 격차,현재 내신성적을 산출하는 방법의 불합리성은 시정돼야한다고 봅니다. 학업성적 등수로 학생을 평가하는것은 비교육적입니다.

 ▲엄=내신등급을 기존의 10등급에서 15등급으로 세분화한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저는 차라리 10등급에서 5등급으로 줄였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박=고교 교육결과가 대학입시에 반영되는것은 바람직합니다. 내신 반영비를 줄이거나 가급적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들이 있으나 저는 고교교육 정상화를 위해선 내신성적의 의무 반영비를 40%이상으로 한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등급을 세분화한것은 등급차로 인한 부담을 줄여보자는 의도에서 였습니다. 등급을 잘게 나누지 않으면 오히려 등급격차가 더 심해질 수 밖에 없으니까요. 제안하고 싶은 점은 총점중심의 등급을 매기는것보다는 고교에서 등위를 가리지 말고 대학에 그 결정자체를 일임하자는것입니다.

 ▲김=학생이나 학부모들 사이에선 내신제를 두고 종신제라고 부릅니다. 학생들을 서로 상대평가하는 내신제가 있는 한 이웃도 친구도 있을수 없습니다. 고교1·2학년때 공부를 소홀히 한 학생은 3학년에 올라가서도 열심히 공부할 의욕을 내기 어렵습니다.

 ▲엄=비교육적 경쟁이라는 점에 동감합니다. 생활기록부에 찍힌 몇등급 도장인은 일평생 심지어 장가갈때 까지도 사람의 등급으로 따라갑니다.

 ▲이=내신제의 도입은 파행적인 고교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것이었습니다. 대학학력고사만으로 입학이 가능했을 때는 학교공부를 등한히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회=내신성적 의무 반영률를 40%이상에서 더 올릴 계획은 없습니까.

 ▲이=그런 방침은 아직 없습니다.

 ▲사회=이번 입시에서 첫 선을 보인 수능시험은 주입식 교육을 벗어나 탈교과·통합교과적으로 사고력을 측정하자는 취지에서 채택된것입니다. 고교교육을 정상화했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긴하나 보완해야 할 문제점도 많은것 같습니다.

 ▲박=수능시험이 문·이과 계열별로 구분하지 않고 출제된것은 반드시 검토돼야할 사항입니다. 시험 횟수와 시기도 조정돼야 할것으로 생각됩니다.

 ▲김=학부모 입장에선 시험 횟수는 한차례,시기는 12월쯤이 좋을것같습니다. 2회의 수능시험에 진저리가 나서 아예 본고사 없이 진학할 수 있는 대학을 선택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엄=1차 수능시험을 고3과정의 중간지점인 8월에 치르고나니 2학기 수업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학습의 연속성이 끊어지는 것은 물론 성적이 부진한 학생은 일찌감치 대입을 포기해 면학분위기를 유지하기가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수능시험은 교육과정과도 맞물리지 않습니다. 차라리 수능시험을 과거 예비고사같은 자격고사 성격으로 만들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박=수리탐구영역에서도 탐구분야는 빠지고 수리분야만 치중된 듯한 느낌입니다.출제방침이 다분히 교과이기주의였습니다. 저는 수능시험이 인생을 결정 짓는 시험이니만큼 보다 많은 횟수로 보다 간격을 멀리 두고 시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난이도 조정에 실패, 1차보다 2차시험의 성적이 떨어진것은 유감입니다. 

 ▲이=난이도 조정은 사실상 매우 어렵습니다. 국립교육평가원의 출제위원이 시험 때마다 달리 구성되기 때문입니다. 94학년도 대학입시가 완료되는 2월 중순께 95년 대입 시행 기본계획을 밝힐 예정입니다. 이때 94년도의 수능시험 시행상의 문제점을 실무적·심층적으로 검토해 개선하겠습니다. 

 ▲사회=대학별 고사는 고교 교육의 정상화를 염두에 두고 출제한 탓인지 의외성이 있는 문제보다는 평이한 문제가 출제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당초 본고사가 부활되면 고교교육이 국·영·수 위주의 파행 교육이 되지않을까 우려했으나 본고사 채택 대학은  9개 대학에 머물렀습니다. 처음 40개 대학이 본고사를 계획했었는데 9개 대학으로 줄어든 이유는 무엇입니까.

<5면에 계속>

<4면에서 계속>

 ▲이=교육부의 입김이라기보다는 입시부정사건이 터지면서 출제부담·채점부담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대학이 많았던 때문이었습니다.

 ▲박=이번 대학별고사 출제는 전체적으로 무난했다고 봅니다. 14년 만에 처음 시행된 문제치고는 그다지 의외성있는 문제나 함정문제는 없었다고 봅니다. 고교교육을 주입식교육에서 사고력위주의 교육으로 유도하는 계기가 되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대학이 저마다 대학별고사의 출제권을 자신이 가져야 한다는 생각은 시정돼야 합니다. 

 ▲엄=국어 논술문제는 상당히 의외성이 컸던것 같습니다. 고교졸업자에게  상당히 벅찬것이었습니다. 그것이 학생자신의 사고력이 얼마나 논리적인가를 측정하는 기준이 될지모르지만 주제 자체는 대단히 낯설고 어려웠을것입니다.

 ▲김=합격당락을 가름하는 논술 문제를 그렇게 어렵게 출제한것은 대학의 잘못이라고 봅니다. 고교교육 과정이 어느 정도인가를 감안 했어야 합니다.

 ▲사회=올해 입시는 특차모집,복수지원,대학내 학과 복수지원등 전례없이 다양한 형태로 대학지원의 문호가 개방됐습니다만.

 ▲박=특차모집은 일단 성공적이라고 봅니다.상위명문대 인기학과에선 우수학생유치에 성공, 앞으로 특차 모집비율을 보다 확대할것으로 보입니다.

 ▲김=우수학생의 서울대 집중현상과 고득점자의 재수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특차모집은 대학입시의 바람직한 형태로 받아들일만 하나 실상 많은 역기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특차 모집이 본고사 기피현상을 가져왔고 기초과학분야같은 비인기학과에 특차 호응이 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또 몇몇 과는 성적좋은 여학생들의 독과점현상이 일어났고 일부대학에선 특차 미달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이=제도가 처음 시행되다보니 대학이 특차지원 조건을  적절치 않게 내세운 경우가 많았습니다.특차모집제도는 본고사 허용이 고액과외를 유발하지않을까 우려한 때문이었습니다. 내신 성적과 수능시험성적만으로도 좋은 학교에 갈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자는것입니다. 여하튼 우수학생이 상당히 고른 분포로 여러대학에 지원,대학의 다양화·특성화에 기여했다는 점은 평가할 만합니다.

 ▲박=복수지원은 한 학생이 여러차례 대학에 지원 할 수있다는 점에서 획기적 제도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우선 수험생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었어요.

 ▲엄=그러나 일선교사 입장에선 진로·진학 지도에 상당히 어려움이 컸습니다. 학생들이 교사와 상의도 없이 원서를 평균 5장이상씩 사와서 써달라고 졸랐으니까요. 

 ▲김=학부모나 수험생 입장에선 복수지원이 지원자의 적성·소질을 살리는 좋은 제도라고  평가합니다.

 ▲사회=복수지원제의 취지는 좋았지만  이번 입시에서 제대로 시행된것은 아니었습니다. 대학의 자율능력이 부족했고 전기대 입시 일정이 촉박해 실상 여러대학에 지원하는 길은 거의 불가능 했습니다. 무려 87개 전기대학이 6,7일 이틀간에 전형날짜를 집중시켰더군요.

 ▲박=복수지원제가 정착된다면 전·후기 구분도 필요없는것이지만 모든 대학의 지상 목표가 우수학생유치에 있는 만큼 날짜담합도 피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날짜를 달리했다가 합격한 학생이  보다 우위의 학교에 다시 합격,다른 학교를 선택하면 그 학교는 재시험을 시행해야하고 이것은 학교의 명예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이=95년 입시에선 실질적인 복수지원제가 되는 방향으로 보완할 계획입니다. 특차, 전기, 후기대학의 입시일정이 너무 짧은것도 조정해 보도록 할 계획입니다. 복수지원 허용에 따른 미등록자 충원 문제는 이미 여러차례 각대학 교무처장회의를 통해 지침을 확인 했습니다.

 ▲엄=몇몇 입시 전문기관이 내 놓는 커트라인이 입시지도에서 큰 영항력을 미치는것도 문제입니다. 학교별로 사정안을 마련해도 대부분의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입시기관의 자료에 더 매달립니다. 선시험 후지원 제도하에서의 눈치·미달사태와 과당경쟁도 앞으로 새 입시제도가 해결해야할 큰 과제입니다.【정리=송영주기자】

□교사·학부모·학생의 의견

◎수능 2차례실시 학생에 부담

 ▲권석형(51·세화고등학교 진학지도주임)=수능시험을 두차례 치르는 것은 학생에게 부담일 뿐만 아니라 국가재정의 낭비다. 1차시험에서 성적이 높은 학생들은 수업을 소홀히 해 2학기 수업분위기가 좋지 못했다. 더욱이 본고사를 준비하는 학생과 다른 학생들로 2원화되어 정상적인 교육이 힘들었다. 모든 대학이 아예 본고사를 보든지 아니면 수능시험으로만 학생을 선발하든지 어느 한쪽으로 통일했으면 좋겠다.

 대학 복수지원제도 문제다. 물론 학생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많이 준다는 의미에서는 바람직하지만 마구잡이식으로 이 대학 저 대학에 원서를 내 요행수를 바라는 비교육적인 현상이 발생한 것은 큰 문제다. 올해는 한학생이 평균 3∼4개 대학에 원서를 냈고 심지어 6군데내는 학생도 있다.

◎내신성적 비중을 줄일수없나

 ▲이영실(46·주부·서울 성동구 자양2동)=내신성적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 학력차이가 나는 학교를 같은 기준으로 성적을 산출하는 것은 무리다. 어떤 학부모들은 내신성적때문에 자녀들에게 검정고시를 치르게 하거나 심지어 야간학교로 전학을 시키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내신제도를 없애거나 개선하지 못한다면 각 대학에 의무적으로 본고사를 실시케 해 내신성적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

 수능시험의 출제방식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수능시험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단순히 학생의 머리를 테스트하는 식이 되어선 안된다. 성실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그 노력만큼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시험방식이 되어야한다.

◎상위권대 입시일자 달랐으면

 ▲이광훈(18·대일외국어고등학교 3)=수능시험을 두번 본다는데는 찬성한다. 평생을 좌우하는 시험에 한번의 실수로 실패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수능시험에서 문·이과의 구분이 없어 문과생들이 불리하다는데 있다. 수학1에 문과생들이 배운 범위외의 시험문제가 출제되기도 했다. 수능시험이 끝난후 대부분의 학교가 본고사시험준비반을 따로 편성해 국·영·수를 중심으로 수업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국·영·수과목 담당교사가 부족해 자율학습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았다.

 복수지원제 역시 지금대로라면 별도움이 되지 못한다. 본고사를 보는 상위권대학은 서울대와 입시일자가 같아서 복수지원제가 유명무실하다.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면 각 대학의 입시일자를 달리해야 한다.

◎본고사준비생 별도수업 필요

 ▲전성안(45·개포고등학교 학생주임)=본고사를 치르는 학생과 수능시험만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차별화하는 수업이 필요하다. 두 그룹의 시험준비방식이 달라야함에도 불구하고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교육부지침으로 능력별 반편성조차 하지 못해 혼란을 겪었다. 능력별 반편성을 할 수 없다면 최소한 국·영·수과목 만큼은 이동식 수업이라도 허용해야 한다.

 특히 지난해 처음 실시된 수능시험은 형식이나 내용면에서 과거와 판이하게 달랐는데도 교육부는 일선학교에 모의평가문제만 던져주었지 교과지침을 내리지 않았다. 교육부는 교육제도에 변화가 있을 때에는 일선학교가 충분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사전에 정보를 제공해주어야 한다.

◎수능시험 문과생에 불리한편

 ▲유태중(18·신림고등학교 3)=복수지원의 기회가 주어져 학생들에게 응시기회가 늘어난 것은 좋았지만 실력이나 적성을 무시하고 일단 붙고 보자는 눈치파들이 여전히 많았다. 선지원 후시험제도의 학력고사보다 올해가 더욱 혼란스런 느낌을 주었다. 미달사태나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는 기현상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전형날짜를 3개그룹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수능시험이 문·이과 구분이 없이 출제돼 이과를 공부한 학생들이 유리했다. 이과생들중 상당수가 문과학과에 지원하기도 했다. 보다 공평한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다음 수능시험부터는 문·이과 시험문제가 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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