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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파벌 정쟁에 피로물든 아프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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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파벌 정쟁에 피로물든 아프칸

입력
1994.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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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총리·NIMA측 끝없는 소모전 새해 첫날부터 아프간 전역을 피로 물들인 이번 내전은 새삼스러운 사태전개는 아니다. 92년 4월, 14년간에 걸친 내전끝에 나지불라 친소공산정권을 무너뜨린 9개 무자헤딘세력이 연립정부를 급조했으나 주도권을 놓고 유혈 내분을 거듭하고 있는것이다. 지금까지 두세 차례의 대규모 전쟁과 휴전이 거듭되면서 1만명 이상의 희생자가 났다.

 아프간내 각 세력간의 투쟁은 크게 나눠보면 민족(푸쉬툰족과 타지크족, 우즈베크족)과 종교(이슬람의 시아파와 수니파), 출신(나지불라정권 협력파와 투쟁파)등의 차이에서 파생된 3개 주요파벌이 벌이는 세력다툼이다.

 현재까지의 주도권은 정부군으로 불리는 자미아티 이슬라미(이슬람협회)측이 쥐고있다. 이슬람협회의 랍바니가 대통령, 마수드가 국방장관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타지크족 출신으로 나지불라 정권을 무너뜨릴 당시 무자헤딘세력 가운데 가장 먼저 수도 카불에 입성해 정권을 장악했다.

 이에 맞서는 헤즈비 이슬라미(이슬람당)측은 아프간 지배민족인 푸쉬툰족이 주축이다. 지도자 헤크마티아르총리는 「아프간은 푸쉬툰족의 손에」라는 구호를 내세워 정권 전복을 노리고 있다. 대부분의 무력충돌은 이 양대세력간의 주도권다툼 양상으로 전개돼왔으며 이번 사태도 그러한 범주를 넘지 않는다.

 그러나 전쟁의 불을 지르는 측은 따로 있다. 나지불라 공산정권을 사수하다 마지막 순간에 돌아선 아프간 민족이슬람운동(NIMA)이다. 나지불라 정부군의 북부사령관을 역임했던 우즈베크족 출신의 도스탐장군이 이끄는 제3의 세력이다.

 NIMA는 과거 「나지불라정권의 충견」이라는 굴레를 벗고 세력기반을 넓히기 위해 랍바니대통령측과 헤크마티아르총리측 사이를 이간질해 끝없는 내전으로 몰고가고 있는것이다.

 당초 NIMA는 랍바니편이었다. 그들은 92년 8월에는 헤크마티아르의 세력을 더욱 남쪽으로 밀어내도록 랍바니를 충동질했다. 이로인해 대규모 내전이 발생했는데 NIMA측은 랍바니측을 지원하는 대가로 아프간 북부지역의 지배권을 거의 장악했다. 

 이번 내전은 거꾸로 NIMA측이 헤크마티아르측과 손을 잡음으로써 일어났다. 랍바니측이 북부지역 관할권에 대해 간섭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 총구를 돌린것이다. 여기에 랍바니측에 의해 허수아비 대통령을 지냈던 무자디디전대통령측과 시아파 회교도측이 가담했다. 이번 사태도 이변이 없는 한 지루한 소모전으로 진행되다 또다시 휴전하게 될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 유고내전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못하듯 아시아의 아프간 내전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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