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혁선도 「생산적 정치」주문/당정운영 대표총리에 일임 김영삼대통령은 6일 연두 기자회견에서 올해의 국정목표로「국가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국제화 개방화에 대처하기 위해 법과 제도에서부터 정부의 기능과 역할및 국민의식등 국가의 모든 역량을 국가경쟁력 강화에 집중할것을 호소했다.
김대통령은 이를「올해는 일하는 해」로 표현했다. 김대통령 입장에서 올해는 온 나라가 개혁열풍에 휩싸였던 지난해와 달리 국민들에게 국정운영의 성과를 가시적으로 보여주어야 할 부담이 있는 1년이다. 또 재임중 선거가 없는 유일한 해이다. 올 한해의「성과」가 95년부터 줄줄이 계속될 자치단체장선거 총선 대선의 결과를 판가름 하게 되어있다.
김대통령은 일하는 해의 가장 상징적 조치로서 오는 5월로 예정돼 있던 집권민자당의 전당대회를 열지않을 뜻을 밝혔다. 물론 여기에는 계파갈등 재연등을 감안한 정치적 고려가 전혀 없다고 하기는 어려울것이다. 그러나 김대통령으로서는 경제회복을 위해 자신과 당정이 총력을 기울일것임을 다짐했다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단체장선거를 앞두고 서울시 분할은 물론 그 어떤 행정구역개편도 없을것임을 분명히 해 소모적인 정치논쟁의 소지를 차단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김대통령은 이러한 기조위에서 정치권 전체에 대해서도 똑같은 주문을 했다. 정치의 수준이 달라지지 않고는 국가경쟁력을 높여 나갈 수 없다면서 공동체를 이끌며 변화와 개혁을 선도하는 경쟁력있는 정치를 요청했다. 이는 전진의 발목을 잡지않고 국민의 편익을 도모하며 고통을 해소하는 생활정치,정책대결과 대안경쟁이 중심이 되는 정치를 말한다.
김대통령은 자신이 국가경쟁력 강화의 선두에 서서 국정을 직접 이끌어갈것임을 내비치면서도 당은 김종필 대표,내각은 이회창총리를 중심으로 단합해 책임을 지고 운영해 나갈것을 당부했다. 당정 모두에 권한과 책임을 함께 부여한 것이다.
김대통령이 올해 경제활력 회복에 전념하기 위해서는 북한 핵문제의 조기해결이 급선무가 되고있다. 김대통령은 핵문제를 포함한 남북관계에 대해 이미 작년말『올해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도 『성급한 낙관은 금물』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진전으로 가고 있다』며 긍정적 전망을 했다.
김대통령은 핵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협상중이라는 이유로 자세한 언급을 피했고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도『회담을 위한 회담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전체적인 느낌으로 보아 올해 남북관계 진전에 기대와 자신감을 갖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김대통령은 또 개혁과 경제활성화는 따로 가는게 아니라는 점을 재천명하면서 올해의 개혁방향으로 생활개혁과 교육개혁을 제시했다. 이중 교육개혁과 관련해 외국어 조기교육과 복잡한 입시제도의 개선검토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한것이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김대통령은 이와 함께 올해 주요 국정과제로 농어촌대책 노사안정 지역간 격차해소등을 들었다. 김대통령의 연두회견은 예년에 비해 훨씬 앞당겨진것이다. 김대통령은 각부처 업무보고도 이달내에 마치도록 했다. 빨리 일하는 분위기로 들어가자는 뜻이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의욕과는 달리 연초부터 국민들은 물가불안을 느끼고 있고 체감경제의 형편도 여전히 좋은 편이 아니다. 김대통령이 초반부터의 난제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주목된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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