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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동구 나토가입」 해법 골머리/러시아 완강한 반대“눈치살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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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동구 나토가입」 해법 골머리/러시아 완강한 반대“눈치살피기”

입력
1994.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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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확대개편땐 기능약화 우려 미국과 유럽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확대개편문제를 놓고 해법도출에 부심하고있다. 구소련블록에서 이탈한 동구권국가들은 자국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며 나토가입의사를 강력하게 표명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완강한 반대로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45년간 나토의 맹주를 자임해온 미국의 입장은 미묘하다. 대외적으로는 공산주의의 껍질을 벗은 폴란드, 헝가리등 동유럽국가의 민주화와 시장경제전환노력을 돕기위해 이들 국가의 나토가입을 지지한다고 표방하면서도 「냉전시대의 맞수」러시아를 의식하지않을 수 없다. 러시아를 고립시킨채 동유럽국가에만 안보우산을 제공할 경우 러시아내 강경보수세력이 득세, 옐친러시아대통령의 개혁입지가 위축될 가능성이 큰것이다.

 이와함께 미국은 나토의 확대재편에 따른 기구의 유명무실화를 경계하고있다. 보스니아사태등 국지분쟁에서 나토의 무력함이 드러난 상황에서 나토를 동구권까지 확대했을 경우 유럽집단안보기구로서 나토의 기능이 상실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이다. 나토의 기능이 약화될수록 유럽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에따라 클린턴미대통령은 지난 10월 「평화동반계획」을 내놓았다. 이 제안은 나토와 구바르샤바조약기구 회원국간의 합동군사훈련실시등을 통해 긴밀한 관계를 추구하면서도 구체적인 안보공약은 배제한다는 내용을 담고있다. 즉 나토가입을 열망하는 동구권을 진무하면서도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절충안이다. 클린턴대통령은 이 제안을 10일부터 이틀간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정상회담에서 나토의 공동외교정책으로 제안할 계획이다.

 하지만 나토의 안보공약이 절실한 동구권의 시각은 극히 부정적이다. 특히 지난달 러시아총선에서 극우 민족주의자인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의 급부상으로 초조해진 이들 국가는 「선안보공약 후군사협력」을 부르짖고있다. 레흐 바웬사폴란드대통령은 『나토가 동유럽의 신생민주국가들을 저버리고있다』면서 『폴란드·헝가리를 나토에 가입시키지않을 경우 러시아 팽창주의의 화를 입게될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칼 코바크슬로바키아대통령도 『클린턴대통령은 평화동반계획의 순서를 바꿔 먼저 동구권에 대한 안보공약을 우선하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미국내에서도 평화동반계획은 러시아의 대동유럽권 영향력을 사실상 인정하는 「신얄타협정」이라는 비난을 사고있다.

 반면 러시아도 동구권의 나토가입 움직임에 초조한 빛을 감추지 못하고있다.더욱이 리투아니아가 지난 4일 구소련공화국으로는 처음으로 나토에 공식가입을 신청한 이후 옐친대통령이 직접 나서 나토의 확대재편이 러시아의 보수회귀분위기를 부추길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따라서 클린턴대통령은 오는 나토정상회담에서 동구권과 러시아의 불만을 동시에 무마해야하는 난처한 입장에 처해있다.【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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