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의 6일 기자회견을 보면서 느낀것은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현안문제들을 거의 빠짐없이 망라해 제시하려고 애썼다는 점이다. 국가경쟁력의 강화를 비롯해서 유엔이 정한 가정의 해에 이르기까지 속속들이 모든 문제를 스스로 챙기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또한 여러가지 당면현안을 보는 문제의식이나 중요성의 인식에서도 성실성을 엿볼 수 있었다. 즉 그 문제들이 오늘날의 우리에게 얼마나 심각하고 중대한지를 잘 파악하고 있는것 같고 그 문제들의 해법을 찾으려는 의지도 아울러 읽을 수 있었다.
새해의 국정목표를 「국가경쟁력의 강화」에 두겠다고 선언한것부터가 그렇다.국제화의 무한경쟁시대를 살아가려면 그것밖에는 다른 길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에 그러한 목표설정은 너무나 당연한것이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변화와 개혁을 계속 추진하고 경제를 확충하며 궁극적으로 교육개혁까지 단행해야한다는 실천단계설정에도 공감을 가질 수 있다.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와 국민기업과 노사 모두가 열심히 뛰는 분위기를 방해하지 않도록 불필요한 정치행사를 억제하겠다고 한점도 인상적이다. 민자당의 5월 전당대회를 연기하고 김종필대표중심의 현체제를 그대로 유지할것이라는 언명은 인사파동의 물결이 작년말로 일단락되었음을 의미한다.
불요불급한 정치행사는 정치과잉현상을 가져와 시간과 노력과 경제등 여러가지면에서 낭비와 소모를 초래할뿐만아니라 쓸데없는 소요와 잡음으로 인해 열심히 일하는 풍토를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국민들이 수긍할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 동안의 정치행태를 보면 국가나 국민을 위한 정치라기보다는 정당이나 정치인을 위한 정치가 더 많았음을 우리는 솔직히 시인해야 할것이다.
김대통령이 이날 회견에서 남북정상회담질문에 대해 『정상회담을 위한 정상회담은 안하겠다』고 단언한것처럼 「정치를 위한 정치」는 이제 좀 지양해야할 때가 온것 같다.
김대통령이 이날 회견에서 국가경쟁력강화라는 플래카드를 높이 치켜들긴 했으나 구체적인 청사진의 제시가 없어 미흡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기껏해야 「규제완화점검단」이니 「농어촌발전위원회」니 「교육개혁위원회」같은 특별기구의 신설발족이 고작이다. 행정부의 관계부처가 분발함은 물론이고 이런 기구가 하루빨리 가동해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내놓기 바란다.
오는 2월25일 취임2주년을 맞으면서 보다 구체적인 국정의 청사진을 제시하는것도 좋을것이다. 그때쯤이면 북한의 핵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지 모르겠고 그렇게 된다면 정상외교계획은 물론이고 남북관계나 국제문제에 대해서도 보다 속 시원히 얘기할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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