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량·화물처리량 초고속 팽창 불구/도로·철도·항만투자 “하는둥 마는둥”/참여 민자에 여신관리·세제 혜택필요 낙후된 사회간접자본(SOC)이 우리경제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교통량이 폭증해도 도로·철도환경은 10년전에 비해 크게 나아진게 없고 수출입상품이 쏟아져 나와도 열악한 항만시설로 선박들은 입항조차 못한채 바다에서 장시간 대기하고 있다. 「시간은 돈」으로 인식되는 경제전쟁시대에 국가적 재산인 SOC의 후진성은 곧 전체 산업의 경쟁력약화를 의미하는것이다.
산업은행은 6일 「사회간접자본현황과 투자촉진방안」보고서를 통해 『80년대후반 3저호황기중 사회간접자본투자를 게을리한 결과 오늘날의 산업경쟁력약화가 초래됐다』며 『2000년대 폭발적으로 늘어날 사회간접시설수요에 대비, 매년 10조원이상의 정부·민간 합동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87∼89년 모처럼만의 호황과 흑자기조속에서도 GNP대비 SOC투자율은 80년대초보다도 1%포인트이상 낮은 4%대에 그쳤다. 부동산투기와 과소비열풍에 휩쓸리며 「미래형투자」인 SOC에는 정부나 기업 모두 관심조차 갖지 않았던 것이다.
산은이 조사한 우리나라 SOC부문별 실태를 보면 기술·자본 못지않은 선진국과의 수준격차를 확인할 수 있다. 도로의 경우 최근 10년간 자동차·교통량이 연간 15∼23%의 「초고속」증가를 기록한데 비해 도로 총연장증가율은 고작 0.9%의 「느림보걸음」을 했다. 1인당 도로길이도 일본(9) 미국(25)에 턱없이 모자라는 1.3에 그치고 있다.
철도투자는 더욱 인색했다. 철도궤도 총연장은 10년동안 겨우 3백80 늘어나는데 그쳤다. 그결과 인구 1천명당 철도연장은 71로 일본(1백63) 독일(6백22)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선 가장 중요한 사회간접시설인 항만의 경우 접안시설길이(1)당 화물처리량은 일본 대만에 비해 2∼4배에 달하지만 GNP대비 항만시설투자는 이들의 절반수준에도 못미치는 0.15%에 불과하다. 특히 컨테이너 처리시설부족에 따른 비용손실은 연간 1조원이상에 달하고 있다. 인천 군산항의 경우 외항선박중 절반은 즉시입항이 불가능하고 대기시간도 평균 21.5시간, 13.1시간에 이르고 있다.
도로 철도 항만등 SOC의 취약성은 결국 생산기업에 「물류비용증대―가격상승―경쟁력약화」의 연쇄부작용을 초래한다. 일본기업들의 총매출액대비 물류비지출이 한자릿수에 머물때 우리업체들은 무려 15%를 지불했다. 물류비부담이 많다는것은 시간과 돈을 길거리와 창고에서 허비하고 있다는 뜻으로 결국 이 비용은 가격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는것이다.
산은은 『2000년대 국가경쟁력은 사회간접자본의 크기와 효율성이 좌우할것』이라며 『사회간접시설은 공공재인 이상 공공자본을 재원으로 하고 부족부분을 민간과 해외자본에서 보완하는것이 바람직하며 참여민간자본에 대해선 여신관리 및 세제상 혜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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