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외무·김법무·오공보처 등 고교후배도/오랜지기 김덕주·오성환씨완 깊은얘기 『할 일이 태산같은데 얼굴마담이나 하면 큰 일 아니냐』 새해들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회창국무총리가 한 말이다. 내심 총리로서 「멋들어지게」해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총리가 그의 희망대로 멋진 총리로 역사에 기록되기 위해서는 김영삼대통령의 계속되는 신뢰가 있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덕목은 그의 끊임없는 노력이다. 다양한 통로를 통한 생생한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여 이를 국정에 반영시키는 노력이야말로 이총리의 생명수인것이다.
그렇다면 정보와 조언에 목말라하는 이총리에게 이런 저런 국민들의 생각을전해주고 생생한 정보로 갈증을 풀어주는 조언자들은 과연 누구일까.
이총리는 감사원장시절 청와대의 수석비서관들은 물론 당정의 고위인사들과도 오해를 살정도로 만남을 자제해왔다고 말한 적이 있을만큼 사교는 법조계주변으로 제한해왔다. 그러나 총리취임후 1백80도 달라져 매우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만나고있다.
이총리가 취임후 제일 먼저 은밀히 만난 인사들은 바로 경제분야의 싱크탱크인 국책연구기관의 전문가들이었다.
경제부처의 업무보고라는 정규과목외에 총리에게 일차로 경제과외수업을 한 사람은 한국개발원(KDI)의 황인정원장이다. 황원장은 구랍22일 거시경제정책분야를 주로 강의했다. 뒤이어 23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유장희원장이 국제화부문, 27일에는 KDI의 남상우박사가 금융분야, 29일에는 산업연구원(KIET)의 이영세부원장이 한국산업의 현황과 과제란 주제로 주요산업별로 경쟁력수준, 규제완화를 통한 정부지원방안등을 설명했다.
새해들어서도 4일 최양부청와대농수산수석이 전농촌경제연구원부원장시절의 약속을 지켜 정부입장이 아닌 농촌문제전문가 자격으로, 5일에는 김대모노동연구원장이 노사관계분야를 설명했다.
총리취임후 가장 바쁜 시기에 경제의 각분야별 전문가들을 집무실로 초빙해 직접 강의를 들은 일은 전례없는 일. 『기업활동지원을 위한 규제완화등 총리로서 경제에 보탬이 될 만한 일을 찾는데 고심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는 KIET의 이부원장 말처럼 경제과외선생들은 『이총리가 경제문제에 대한 이해가 빠를뿐아니라 관심도 깊어 놀랐다』고 입을 모았다.
외교·국방분야도 안기부및 국방부의 고위관계자가 별도의 브리핑을 한것으로 알려졌는데 오랜 친구인 이홍구전통일원장관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후문이다.
국무위원중에는 한승주외무, 김두희법무, 황영하총무처, 오린환공보, 김철수상공자원, 서상목보사, 오명교통장관을 비롯해 김덕안기부장 유경현평통사무총장등이 경기고후배들인데 각료중엔 황총무처, 오공보처, 서청원정무1장관이 공직사회개혁, 언론관계, 국회관계등과 관련해 공식보고이상의 조언을 하는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총리의 오랜 지기들로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들로는 고시1기선배인 김덕주전대법원장과 대학및 고시(고시8회)동기인 오성환변호사 이세중대한변협회장 박우동전대법관 고교동기인 최돈웅의원(민자)이 꼽힌다. 특히 오변호사는 이총리가 지난해2월 감사원장직을 제의받고 함께 상의했을 만큼 가까운 사이이다.
법조계 후배로는 감사원장직 수락 고심때 오변호사와 함께 은밀히 만났던 서정우변호사(사시6회)를 비롯해 이보환변호사 및 현직 사법부쪽의 서성춘천지법원장, 권성사법정책연구심의관, 박재윤대법원수석재판연구관, 손지렬법원행정처기조실장, 황우려감사원감사위원등이다. 이들은 총리취임후에는 많이 만나지못했으나 총리직수행이 본격화되면 이총리의 숨은 안테나, 정보망역할을 톡톡히 할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총리의 성격상 가족들로부터 직접적인 조언을 구하진 않겠지만 에너지경제연구원장 및 과기대교수로 근무하는 총리의 두실제및 인천지법원장, 서울대교수, 통신시스템연구조합이사장등으로 있는 처남과 동서들도 대부분 박사학위를 가진 해당분야의 전문가라 필요에 따라 조언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이동국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