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못판다” 주문사절 진땀/차세대제품도 경쟁력 자신/“반도체강국 굳히자” 3사 올 2조7천억 투입 「반도체노다지를 캔다」
주문은 한없이 밀려오는데 없어서 못판다. 반도체생산업체들은 세계유수 첨단기업들의 주문을 사절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24시간 풀가동을 하는데도 주문의 80%정도밖에 못댄다. 1백% 고유상표로 수출하고 있고 IBM 휴렛패커드 애플등 내로라하는 콧대높은 첨단기업들도 물량을 확보하려고 사정사정하는 형편이다.
과연 엄청난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을까 우려됐던 반도체가 우리나라 수출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해 단일품목으로는 최고인 71억달러수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수출이 1백억달러에 이를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주문이 쏟아지고 있는 D램의 수출은 지난해 34억1천만달러로 잠정집계돼 전년대비 70%라는 비약적인 신장세를 보였다.
선진국들의 규제와 후발국의 추격에 압사당할 위기에 처한 우리 수출이 반도체라는 노다지 광맥을 찾은 셈이다.
D램을 주축으로 한 우리나라의 반도체가 이처럼 호황세에 접어든것은 지난해부터다. 세계 반도체시장을 석권하고 있던 일본기업들이 엔고의 영향으로 가격을 올리기 시작한데다 미국정부가 한국산 D램에 대해 낮은 덤핑관세율을 부과해 순풍에 돛을 단 격이 됐다. 또 컴퓨터의 수요가 화면에 직접 그림으로 표현되는 윈도형등 고부가응용상품으로 바뀌면서 4메가D램을 포함한 고용량반도체수요가 폭발적으로 일었다.
4메가D램은 삼성전자 금성일렉트론 현대전자등 우리기업들이 의욕적으로 투자해 놓고 불안한 심정으로 수요가 일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상품이다. 이런 차에 경쟁국인 일본이 가격을 올리자 세계 최대 수요업체인 애플 콤팩 휴렛패커드등의 눈은 한국으로 쏠렸고 우리 기업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국내 최대 반도체업체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들 기업으로부터 품질우수업체로 지정되기도 해 가격은 물론 품질경쟁력에서도 일본을 앞지르고 있는 상태다.
현재 세계 D램시장은 일본이 70%를 차지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30%다. 점차 수요가 늘고있는 16메가D램이나 256메가D램의 개발추세도 일본과 우리나라가 비슷한 상황이어서 우리나라 반도체는 상당기간 최고의 수출상품으로 자리잡을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6메가D램은 특히 고부가상품으로 2그램정도인 16메가D램 하나의 수출가격은 70달러로 당 국제시세가 12달러선인 금값의 3배에 달한다.
국내기업들은 4메가D램에 이어 16메가D램으로 국내 반도체수출을 전혀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주문형 및 화합물반도체등 차세대반도체 생산체제를 갖춰 반도체강국으로의 위치를 확고히 한다는 목표아래 올해 대대적인 투자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구개발비를 포함해 총 1조2천억원을 반도체분야에 쏟아부어 16메가D램라인을 증설하고 차세대반도체인 비메모리상품의 개발 및 생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금성일렉트론도 16메가D램시대에 대비해 청주 메모리공장의 설비를 보강하고 구미의 비메모리생산체제를 위해 6천4백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전자부문의 대대적인 확충을 계획하고있는 현대그룹은 올해중 반도체분야에만 8천5백억원을 투입해 그룹의 위상을 새롭게 해나갈 계획이다.상공부관계자는 『반도체는 상당기간 우리 수출을 떠받칠 상품』이라고 말하고 『우리 반도체가 2천년대에도 주력상품으로의 위치를 고수하기 위해서는 가공도가 높은 주문형반도체등으로 생산영역을 넓혀나가고 우수인력을 지속적으로 양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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