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바로 「서울정도 6백년의 해」라 해서 서울시가 의욕적으로 기념행사를 계획해 연중행사로 치를 막바지 준비에 요란한것 같다. 조선의 태조 이성계가 당시 한양을 도읍으로 정하고 천도한 1394년 11월29일로부터 6백년이 되는 올해를 서울시가 대대적으로 기념하고, 21세기 문턱에서 서울의 새로운 제2도약을 기하는 계기로 삼기위해 「6백년기념사업」을 계획하기 시작한것은 지난 92년부터였다.
2년여의 준비끝에 지난해 11월 시행계획이 확정된 기념사업내용들은 서울의 뿌리찾기·서울모습다듬기·문화진흥과 시민화합·서울의 국제화 미래화란 4개부문에 걸쳐 38개사업을 펼치기로 했고 이중 일부사업은 96년까지 계속사업으로 한다는것이다.
「서울·새로운 탄생」이란 큰 목표아래 역사문화의 재발견으로 시민공동체의식을 함양하고, 서울의 저력회복을 위해 시설과 환경과 의식을 개선하며, 21세기 미래설계를 위한 도시발전전략을 구상한다는 주제는 대단히 의욕적이랄 수 있다.
그러나 세부시행계획에 나타난 사업 내용들을 보면 의욕만 앞섰을뿐 구체적이며 실용적인것들이 거의 없어 역시 력불족이었다. 전시효과적인 일과성행사들로 행사기간 동안 눈요기에 그치는것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것 같다.
6백17억원이나 투입하는 6백년기념 사업에 먼 훗날까지 남을만한 기념비적인 상징물 하나도 만들것을 계획하지 않은것은 준비단측의 역사의식불재와 근시안적발상탓이라고 비난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는것을 서울시책임자는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경희궁터인 구서울고교부지에 시립박물관을 건립하는것을 기념비적 사업으로 서울시는 내세울는지 모르지만 그 자리에는 경희궁만을 원형대로 복원해야 옳다는 지적도 있다.
남산제모습찾기 사업을 6백년사업에 끼워 넣은것도 견강부회식 사업확산홍보일뿐이고 시정연구를 위한 그 많은 국제학술세미나가 기념사업성격에 맞는것이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그러면서도 제정키로한 시민의 날은 아직 택일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조선왕조 한양입성행렬이나 과거시험재현 또는 봉화올리기행사야 요즘 세상에 눈요기감밖에 무슨 의미와 가치가 있겠느냐는 의문도 있다. 금년에 일본의 경도시는 「천도1천2백년기념사업」의 하나로 경도역사를 다시 짓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얼마나 실질적이고 구체적이며 미래지향적인가. 남의 떡이 꼭 커 보여서 하는 말만이 아님을 알아야한다.
서울시도 6백년기념사업의 구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업을 포함시켜야 했다면 다시 지을 시청부지만이라도 확정해 놓는것쯤은 끼어 있어야 했다. 확정된 기념사업계획이라지만 좀더 내용있고 실질적이며 기념비적인 사업들을 추가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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