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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세계화」 말로 안된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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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세계화」 말로 안된다(사설)

입력
1994.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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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루과이라운드 협상과정서 쌀개방저지의 빗장을 사수하는것만이 유일한 살길임을 너무도 강조했던만큼 갑작스러운 논리의 급선회에 괴리감을 느끼게도 되지만 우루과이라운드 타결로 밀어닥친 무한경쟁의 상황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국제화와 개방화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국제화와 개방화가 과연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구현하느냐 하는것이다. 누구나 국제화만이 살아 남을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구호만 있을뿐 이념과 목표를 설정한 원론도 없고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한 각론도 없는것이 우루과이라운드의 쇼크에서 벗어나기 위해 요란스럽게 내세운 국제화구호의 실상이라고 하겠다.

 분명한것은 우리상품의 품질과 경쟁력을 높여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국내시장으로 밀려드는 외국상품과 대결하는것만이 국제화와 개방화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상품경쟁력의 강화가 국제화와 개방화의 한 측면임이 분명하나 보다 중요한것은 의식의 국제화이며 생활의 개방화다. 사고하고 행동하는 의식이 국제화되어야만 우리가 살아가는 한국사회가 완전한 개방사회가 될 수 있으며 생활이 개방되어야만 한국인은 흠잡을데 없는 국제인이 될 수 있다. 완전한 개방사회에서 흠잡을데 없는 국제인이 생산하는 상품이라야 비로소 무한경쟁을 이겨낼 수 있는 저력을 지니게 된다. 경제적인 측면의 외형적인 국제화 개방화보다 의식과 생활측면의 내면적인 국제화 개방화가 보다 중요함은 바로 이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의식의 국제화와 생활의 개방화는 생산의 개방화와 경제의 국제화에 비해 엄청나게 낙후되어 있는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제까지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호감주는 개방사회로 인정받지 못했고 마찬가지로 한국인은 품격갖춘 국제인으로 평가받지 못했다. 그것은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서 한국이 마지막까지 쌀개방압력에 저항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의식이 개방되지 못했고 생활자세가 국제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관의 화물검사는 철저하다못해 마치 범죄자를 다루는듯 하고 입출국수속은 까다롭기만 하고 로비는 혼잡스럽고 택시는 바가지요금등 나라의 대문이자 현관인 국제공항부터 외국의 내방객들에게 혐오감만을 안겨준다.

 그러나 어찌 국제공항뿐인가. 호텔 음식점 기념품상점 관광지등 발길 닿는곳마다 불친절과 바가지가 기다리고 있는것이다. 한양정도6백년을 맞아 94년을 한국방문의 해로 정했지만 외국관광객 유치전망이 밝지못할 정도로 외국인들에게 한국은 다시 찾고 싶지 않은 나라의 인상이 굳어져 버렸다. 이러한 고정관념을 바로 잡아 누구에게나 호감주는 개방사회를 가꾸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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