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첫마디가 「세계화」 「국제화」다. 정부와 기업이 한 목소리다. 신문과 방송등 언론매체들도 경쟁적으로 이를 신년 특집으로 다뤘다. 「세계화」는 온 나라가 떠들썩할만한 문제다. 조만간 본격적으로 전개될 세계적인 무한경쟁시대에 우리경제가 어떻게 살아남아 번영을 구가할것인가. 이 문제는 단순한 경제문제만이 아니다. 정치·사회문제이기도 하다. 심각하게 역사적으로 조망해보면 나라와 민족생존의 문제라고 해도 지나친것은 아닐것이다. 「세계화」에 대한 문제제기의 목청으로 봐서는 정부·기업등이 「세계화」가 우리에게 함축하고 있는 의미를 인식하고 있는것 같다. 그러나 우리의 문제접근이 늘 그렇듯이 현상진단만 요란했지 처방은 극히 빈약한것 같다. 있다 해도 총론적이고 개념적인것이어서 없는거나 마찬가지다. 정부가 과연 어떤 대책을 내놓을것인가. 관심을 쏟지 않을 수 없다. 불안한것은 정부대책이 과연 세기적인 경제격변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을 만큼 창조적이고 혁신적일 것인가. 또한 현실적이고 합리적일 것인가 하는 것이다. 미국기업들에 「세계화」의 표본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제너럴 일렉트릭(GE)사 잭 웰치회장의 경영 6원칙이 떠오른다. 그 원칙들은 다음과 같다. ▲자기운명의 주인이 돼라. 그렇지 않으면 남이 주인이 될 것이다.
▲현실을 현실대로 직시하라. 과거나 소망으로 대하지 말라.
▲만인에게 솔직하라.
▲관리하거나 이끌지 말라.
▲불가피한 때가 오기 이전에 먼저 변화하라.
▲비교우위가 없으면 경쟁하지 말라.
역사적 전환기에서 정부, 기업, 가계(근로자 또는 소비자)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되십어볼만한 원칙들이다. 우리의 각 경제주체들이 스스로 자기운명의 주인이 될 각오와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 세계적 경쟁이 뭣을 의미하는지를, 또한 그 경쟁에서 살아남아 승리한다는 것이 뭣인가를 얼마나 피부로 느끼고 있는지 궁금하다. 특히 정부측에서 얼마나 체감하는지 회의가 앞선다. GE가 92년기준 매출액 6백22억달러(같은해 한국수출액 7백51억달러), 순익47억달러로 매출액및 순익에서 상위그룹 기업에 남아있게 된것은 웰치회장의 10년을 넘는 장기간에 걸친 경영혁명의 결실이다. GM, IBM등 미국자본주의를 상징하는 세계적대기업들이 대형적자로 최고경영진의 교체, 감량경영등 진통을 겪어 온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웰치회장의 경영합리화와 세계화가 이 두 거대기업보다 10년이나 앞서서 시작된 덕분이다.
웰치회장이 먼저 손댄것은 미국기업들이 그렇듯 조직의 환골탈태다. 과감한 기업정리와 대담한 신규업종 및 시장진출이다. GE는 현재 금융, 정보, 텔레비전(NBC), 항공, 항공기엔진, 의료기기, 플라스틱, 가정용집기(냉장고, 가스레인지, 드라이어등), 송·배전설비, 발전설비, 전구, 모터, 수송기기등 13개부문에 걸쳐 방대한 기업군들을 거느리고 있다. 웰치회장은 지난81년 취임한 이후 43개전략사업군, 1백개 이상사업분야를 3개사업군 18개사업분야로 대폭 축소한 것이다. 웰치회장은 그동안 1백10억달러상당의 기업들을 처분했고 은행, 보험, 텔레비전방송사등 2백60억달러상당의 사업체를 인수, 신규분야에 진출했다.
그는 각 분야에서 1, 2위가 아닌 업체는 우선적으로 처분했다. 조직의 혁명적개편에 따라 인력도 격감됐다. 그가 취임할 때 42만명이었던 사원들이 92년말에는 26만8천명으로 줄어들었다. 실제의 이직자들은 약 30만명이 된다고 한다. 한편 GE는 세계화의 영업전략에 따라 해외비중도 급격히 증가, 87년의 30%에서 지금은 약 40%에 육박하고 있다.
잭 웰치회장은 지난해에 중국, 인도, 멕시코등 아시아와 남미를 성장시장으로 보고 이 지역에 역점투자 하기로 했다.
GE에서 보듯 「세계화」에서의 성공은 간단하지 않다. 정부, 기업, 가계등 각 경제주체들이 횡적으로 또한 종적으로 최선을 다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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