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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실질대화가 열쇠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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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실질대화가 열쇠다(사설)

입력
1994.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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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은 핵문제에 관해 미국과의 협상을 곧 타결, 매듭짓게 됨에 따라 새로운 변화의 물결에 부딪치게 되었다. 1994년 새해를 맞아 북한은 과연 변화할것이며 특히 어떻게 변화할것인가 하는것은 모두의 중요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변화」는 구소련이나 오늘의 러시아처럼 국민의 자유와 생존권의 보장을 위한 개혁과 개방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김일성· 김정일부자체제의 유지를 위한 「변화」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것이다. 김의 신년사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지난 수십년간의 그것처럼 2∼3시간에 걸쳐 공산주의 이념을 강조하고 북한주민을 다그치는 장광설형을 벗어나 불필요한 말을 절제하고 허황한 약속을 가급적 줄이는 한편 안팎의 상황에 무척 조심스럽게 접근, 언급하는 형식을 취한것이 눈에 띈다.

 김의 신년사는 몇가지 대목에 대해 력설하고 있다. 첫째 작년으로 끝난 3차 7개년계획을 예상치 않았던 국제적사변들과 나라에 조성된 첨예한 정세로하여 경제건설에서 커다란 난관과 장애에 부딪쳤다고 실패를 자인하면서도 모든 경제건설분야에서 거대한 진전을 이룩했다고 강조한 점이다. 다음 당중앙위6기 제21차전원회의의 결정대로 앞으로 3년간을 완충기로하고 이 기간중 농업제1주의 경공업제1주의 무역제1주의 방침을 관철하겠다고 한점이다.

 셋째 남한의 새문민정부를 정면 비방한 점이다. 즉 남한이 외세와 야합하여 대규모 군사연습을 벌이고 국제적인 핵공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문민정권이란 형태뿐이고 실제로는 력대군부독재정권과 다른것이 없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넷째 새 핵문제해결에 미국을 겨냥, 압력이나 위협은 통할 수 없으며 그런 방법에 매달려서는 사태를 파국으로 몰아갈 수 있을것이라고 은근히 협박한 점이다. 끝으로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두개의 제도, 두개의 정부에 의한 연방제방식으로 조국통일의 실현에 계속 노력할것을 올해도 어김없이 강조했다는 점이다.

 이같이 김일성은 지난 수십년간에 행했던 신년사처럼 남북정치협상회의나 대민족회의등 이른바 대남교란을 위한 통일전선전략을 강조하고 내부적 모순과 어려움을 극복하기위한 방편으로 대미·대남적개심을 고취하고 무력강화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았으나 이번 신년사의 주조 역시 따지고보면 표현만 다를뿐 지난 수십년의 그것과 맥을 같이하는 내용이라 할 수 있을것이다.

 그런 북한이 미국과 원칙적으로 합의한 핵문제협상의 구체적인 이행조건을 놓고 마지막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따라서 빠른 시일안에 미·북협상이 완전타결되면 올해는 안으로는 남북대화, 밖으로는 북한과 미·일간의 관계정상화및 경제협력방안등을 논의하는 일련의 협상이 잇달아 열릴 전망이다. 이 와중에 남북대화에서 얼마만큼 핵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상호사찰을 관철하는 한편 남북기본합의서에 의한 각분과위를 가동시켜 구체적인 인적물적 교류협력을 추진하는 실질적대화를 실현시키느냐가 우리의 최대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김영삼정부의 대북정책의 능력에 성패가 달려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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