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와 연초에 걸쳐 범인일당들이 검거·수배된 「의사납치및 3억갈취사건」은 여러모로 주목되는 사건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같은 새로운 유형의 범죄재발방지를 위해서도 철저한 수사로 범인 모두를 잡아내고 사건진상을 밝혀내야할 필요가 있을것 같다. 먼저 이 사건은 미국성형외과학회의 최고학술상까지 받은 안면교정미세수술의 권위자인 저명 성형외과의사를 범행대상자로 삼은 메디칼 소사이어티내부의 범죄라는데 특징이 있다. 범행대상이 성형미인들이 양산되고 있는 오늘의 시대상을 반영하듯 우리나라의 대표적 성형외과의이고, 범행주모자도 의료계 내부사정에 정통한 개업중인 의사인것이다.
흔히 이같은 전문직 사회상층부의 내부범죄란 사회가 다양화·전문화하면서 다발하기 시작한 복잡한 양상의 새범죄유형이기에 수사당국은 물론이고 국민적 경각심도 새삼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번 사건의 경우 자기동생의 수련의 채용거절로 인한 개인적 원한에다 일반화한 의료계의 부조리적 요소가 두루 뒤섞여있다.
성형의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수련의 채용을 둘러싼 잡음과 종합병원운영상의 비리관행이 범인 일당에게 개인적 화풀이를 하면서 3억의 거액마저 갈취할 기회마저 제공했던것이다. 그리고 범행사실조차 5개월가까이나 감춰질 수 있었다. 사실 직접신고가 불가능 할것으로 알고 저지르는 지능범죄처럼 무서운건 없다. 수사기관도 속수무책이어서 그런 신종범죄가 확산될 위험이 날로 높아진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지능범죄를 막으려면 또다른 연쇄피해를 감수해서라도 기어이 신고하는 피해자의 고발정신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런 용감한 신고자에 대해서는 가능한 범위안에서 신분노출을 막아주는 보호자세와 장치도 필요할것이다.
또다른 요소는 사회각분야나 지도층내부에 만연한 구조적 부조리와 일반화한 비리관행의 과감한 시정이야말로 그런 복합·지능범죄를 막는 지름길임도 강조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동안 심심찮게 거론되어온 의료부조리들이 제도와 관행으로 조용히 시정·정착되어왔다면 이번과 같은 납치감금및 거액갈취사건은 아예 생겨날 수가 없었을것이다.
범행주모자가 모정당의 지구당위원장도 겸하고 있는 의사라니 검은 하수인들을 걸핏하면 동원한다는 정치판의 또다른 단면마저 보는듯 씁쓸하다.
의료계등 각 분야의 자정과 함께 수사기관 내부의 전문적 지능범죄에 대한 대책이 한결 절실해지고 있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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