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과열 경계속 탐색전 분주/민자/“민생우선” 표방속 후보 거론도/민주 지방자치단체장선거가 내년으로 다가왔다. 95년 상반기로 일정이 잡힌 단체장선거는 깨끗한 정치의 시금석이자 이후 이어지는 총선 대선의 전초전으로 여야는 벌써부터 보이지않는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민자당은 단체장선거를 겨냥한 구체적인 행동을 시작하지는 않았다. 아직 시간이 충분하다는 생각때문인듯하다. 또한 미리 서둘러 선거분위기를 조기에 과열시킬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하고있다고도 볼수 있다.
문정수사무총장은 3일 시무식에서『단체장선거를 위한 특별한 구상이나 기구설치등 대비책은 별도로 있을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평소에 손발을 놓고 있다가 갑자기 호들갑을 떠는 것은 좋은 대응이 아니다』라는 얘기였다. 문총장은『좀더 겸손한 자세로 개혁에 앞장 서고 국민에 한발 가까이 다가가면 어떤 선거도 극복할수 있다』면서『이런 것을 하지않은채 선거직전에 비상기구를 만들어도 소용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총장의 이런 언급을 민자당이 단체장선거를 앞두고 손놓고 있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수는 없다. 오히려 평상활동을 강화해 선거에 대비한다는 연중준비태세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 실제로 민자당내에선 단체장선거에 대한 다양한 전망과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이런 논의의 바탕에는 단체장선거가 정치권전반과 지방자치제도에 미칠 영향이 적지않다는 기본인식이 깔려있다. 자연스럽게 서울등 주요 광역단체와 가능한한 많은 수의 기초단체에서 승리를 거두어야 김영삼정부가 후반기 국정운영을 원만히 해나갈수 있을뿐더러 총선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수 있다는 판단이 나온다.
때문에 지난 연말 최형우내무장관의 기용과 함께 강원 충남 경남등 일부 도지사의 교체는 내년 단체장선거를 염두에 둔 사전포석의 측면을 지닌 것으로 해석된다. 즉 민자당을 비롯한 여권전체가 이미 단체장선거에 대비한 다지기작업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있게 제기된다. 다만 조기과열을 막고 여권의 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이같은 준비작업은 상당기간 물밑에서 진행될 공산이 크다. 단체장선거의 탐색전은 이미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지자제선거문제가 조기에 쟁점화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물가고등 민생문제와 개혁입법마무리 UR대책등에 여야가 지혜를 모아야할 시기에 아직 일정조차 잡히지않은 지자제선거로 정국을 몰아가서는 안된다는 이유에서다. 박지원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같은 당의 공식입장을 밝혔다.
조세형최고위원도『지자제선거까지는 1년이상 남았는데 정부여당이 조기에 선거전에 불을 댕기는 것은 중차대한 시기에 엄청난 국력낭비를 가져올 것』이라며 지자제선거의 조기쟁점화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민주당도 지자제선거에 대한 준비를 서둘러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있다.
유준상최고위원은 지자제선거를 전담할 총괄기획단을 조속히 설치할 것을 주장하고있다. 지역별 기초조사를 통해 조직정비를 서두르고 각 지구당에 대한 지자제실무 연수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야당통합문제도 검토해야하며 지자제선거에 대비한 지도체제정비를 위해 조기전당대회를 실시해야한다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되고있다. 당헌상 다음 전당대회가 내년 5월로 예정되어있으나 지자제선거를 위해서는 민자당전당대회가 열리는 올해 5월직후로 대회를 앞당겨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주요 자치단체장 출마희망자들에 대한 거론도 자천타천으로 점차 무성해지고있다. 서울시장후보로는 조세형최고위원이 일찌감치 의사를 밝혀 앞서가고있는 양상이며 정대철고문 이부영최고위원 박실 홍사덕 이철의원등도 의욕을 갖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민주당이 서울에 이어 전략적 요충으로 꼽고있는 충청권에서는 충북지사에 이롱희전의원, 충남지사에 장기욱의원등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또 민주당이 뒷마당정도로 치부하고있는 전남지역은 허경만국회부의장 유준상 권로갑 신순범최고위원등과 함께 유인학의원도 생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이계성·정광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