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건국」틀 다지는 정치권 조망/여야 장선거겨냥 체제정비 관심/UR대처 미래지향적 대안 과제 새해 정국은 다른 어느 해보다 독특한 양상을 띨것으로 보인다. 우선 예측불가능하게 전개될 국제경제환경의 변화가 국내정국에 메가톤급의 영향을 미칠것이다. 우리는 지난해말 쌀과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문제에서 이를 톡톡히 체험했다. 새해들어 무한경쟁의 양상을 띠며 새로운 경제질서를 모색할 국제정세는 더욱 더 요동을 칠 것이고 이는 고비마다 국내정치에 짙은 파장을 드리울게 분명하다.
새해는 집권기반을 공고히 하려는 김영삼정부의 드라이브와 급변하는 국제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국가차원의 노력이 어우러지는 한해가 된다. 이 와중에서 정치권은 지난해 못다한 개혁의 제도화를 서둘러야 하고 불과 1년밖에 남지 않는 지자제선거채비를 갖추어야 한다. 그렇지만 새해 정국은 결국 지난해의 반작용보다는 연장선상에서 전개될 수 밖에 없다. 김영삼정부의 개혁작업과 국제화 개방화에 대한 대비태세강화등은 새로운 이슈가 아니라 지난해로부터 이월돼온 것들이기 때문이다.
김영삼정부는 95년 지자제선거, 96년 총선, 97년 대통령선거등 잇단 정치일정을 감안할때 오직 올 한해만이 선거가 없는 해임을 십분의식하고 있다. 선거가 있는 해에는 아무래도 국정의 고삐를 느슨하게 잡을 수 밖에 없어 강공을 펼 수 있는 기회는 올 한해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의 여권진용개편에서 김대통령의 측근들이 주요포스트에 대거 포진할때 부터 이미 예고됐었다. 김영삼정부는 권력엘리트를 대상으로 해온 개혁을 국민적 차원으로 확대시켜 이를 통치기반강화에 연결시키려 하는 한편 부패척결등의 개혁이 성공해야 국제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논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이 과정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실으려 하면서 실종된 정치력을 복원하려 들것같다. 지자제선거가 예고돼 있고 여야 모두가 올해 체제정비를 위한 전당대회를 계획하고 있어 정치권은 개혁과 사정에 위축일변도로 움츠렸던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민자당의 5월 정기전당대회에서는 김종필대표의 유임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3당합당이라는 내재적 한계를 지닌 민자당이 어떤 골격을 갖추고 새 출범할지가 관심사이다. 민자당내에서는 김대표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는 대안부재론이 주조를 이루고 있지만 당이 개혁의 명실상부한 견인차가 되기 위해서는 보다 개혁적인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민주당은 원래 내년5월에 정기전당대회를 열도록 돼있지만 지자제선거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지도체제정비를 빨리 마무리짓는게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전당대회시기는 정기국회 이전이 될것같고 7,8월쯤이 유력하다. 민주당전당대회에서는 이기택대표가 김상현·정대철상임고문등과 어떠한 형태의 싸움을 하느냐가 볼만하다. 여기에는 민주당에 절대적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김대중전대표의 의중인 소위 「김심」의 향배와 김원기·조세형·유준상등 8명 최고위원의 합종연횡이 변수가 된다.
체제정비를 거치며 지자제선거에 대비하는게 정치권의 모습이라면 거세게 휘몰아 닥칠 우루과이라운드(UR)파고등 개방화물결에서 생존과 국가발전의 길을 모색해야 하는 것은 국가차원의 과제이다. 정치권은 4월로 예정된 UR의정서 국회비준을 앞두고 쌀개방을 둘러싼 한바탕 공방을 벌일 것이지만 과거지향의 소모적 논쟁보다는 미래지향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여론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김영삼정부는 국가경영능력과 함께 국민에너지를 국가목적에 총집결시킬 수 있는지 여부를 시험받게 된다.
우리가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딛고 일어서 구각을 깨며 당당하게 국제화의 대열에 설 수 있을지 여부에 국가운명이 걸려있다고 할수있다. 따라서 새해는 우리에게 있어 도전이자 기회의 한해가 된다.【이병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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