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대립적 이념 이제 “낡은 틀”/「인류공동선」 새 시대가치 요구/개인자유·공동체질서 조화 과제/호전적 민족주의 세계에 큰위협/서구 민주주의·시장경제 바탕 동아시아 전통적문화 수렴을/정보선택 능력에 21C경쟁 사활/노동형태에도 혁명적 변화 예상/과학·기술 발전앞서 정신적 진보 생각해야 한국일보는 국제화시대를 맞아 2000년대의 지구촌을 집중조명하는 지상대담을 마련했다. 영국,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한국등 6개국의 석학들은 이 대담에서 ▲21세기의 의미 ▲탈냉전시대의 국제정치판도 변화 ▲우루과이라운드(UR)이후의 신국제경제질서 ▲한반도와 통일전망등을 주제로 집중토론을 벌인다. 이 지상대담은 분야별로 작성된 30여개의 공통된 질문에 각국의 석학들이 서면이나 인터뷰를 통해 답변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대담자는 제임스 캘러헌 전영국총리, 소화택중국 인민일보사장, 스즈키 요시오(영목숙부) 일본 노무라(야촌)연구소이사장, 알렉산드르 야코블레프 전소련대통령수석고문, 진 커크패트릭 전유엔주재미대사, 김경원사회과학원장이다.
다음은 4회분 시리즈의 첫회로 주제는 「2000년의 의미와 과제」이다.【편집자주】
―역사적으로 세기말마다 겪어 온 세기말증후군이 20세기에는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는가.
▲소화택=역사적으로 매 세기는 모두 그 나름의 특징을 갖고 있다. 20세기는 인류문명이 커다란 진보를 이룩한 세기이며 과학기술과 생산력이 크게 발전한 이채로운 세기였다. 인공위성이 하늘을 날고 인류가 달에 발을 디딘 것은 인류가 세계를 인식하는 능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음을 상징한다. 전자기술,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각국간의 교류가 강화되었으며 사람들의 생활이 아주 풍요하게 되었다. 20세기는 또 세계가 크게 동요한 대변혁이 이루어진 세기였다. 두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은 전세계 인민들에게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대 재앙을 안겨주었다. 제국주의 입김에 의해 노예 상태에 놓여 있었던 광대한 제3세계국가들이 들고 일어나 각자 나름의 투쟁과정을 거쳐 하나씩 둘씩 독립을 이룩했다. 90년대에 들어와 국제사회는 양대군사블록의 대립을 주요 특징으로 하는 「냉전」구조에서 마침내 벗어나 양극화에서 다극화로 옮겨가는 새로운 역사발전 단계에 진입했다.
○다극화로 옮겨가
그러나 「냉전」의 종식이 세계 평화를 가져다 주지는 못했다. 세계평화를 위한 역량도 균형을 잃었다. 새로운 모순이 과거의 모순에 중첩되고 패권주의와 강권정치가 여전히 존재하여 일부 강대국들은 정치적, 그리고 경제적으로 발전도상국가들을 통제하려 들고있다. 오랫동안 은폐되어 왔던 민족모순이 돌출하여 일부지역에서 무장충돌이 그치지 않는등 세계의 형세가 더욱 더 복잡해지고 있다.
▲커크패트릭=20세기의 종말은 긍정적으로 정리돼 간다고 볼 수 있다. 전체주의의 사슬이 거의 풀렸기 때문이다. 20세기를 넘기면서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은 정치적 견해차를 폭력으로 해결하려 들지 말자는 것이다. 20세기는 국내적으로든 국제적으로든 정치적견해차를 무력으로 해결하려는 운동이 많았다. 1· 2차대전, 한국전, 월남전들이 대표적인 국제적 무력분쟁이었으며 국내적으로도 각국마다 많은 폭력과 무력동원이 있었다. 이런 무력과 폭력동원을 없애는 것이 21세기의 과제이어야 할 것이다.
▲김경원=사실 인류역사를 백년단위로 보는 시각자체가 인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1백년이 됐다고 인간의 인식이나 행동이 바뀌는 것은 아니며 이것은 편의상의 분류일뿐이다. 자연질서나 역사의 패턴자체내에 1백년이라는 것이 신비스러운 의미단위로 작용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얘기다.
19세기말 현상이라는 것도 지나고 나서 회고해보니 그당시 정신적 혼란이 있었고 이데올로기가 고갈된 상황이었다는 결과론적인 이야기다. 19세기는 프랑스혁명에서 시작해서 메테르니히에 의한 빈체제로 보수주의가 회복되는 가운데 위치한 세기였다. 의회민주주의가 태동하고 산업혁명이 파장을 일으킨 과정에서 한켠으로는 18세기의 진보에 대한 낙관주의가 저변에 깔려 있었지만 산업화 도시화로 인해 빈민계층의 출현과 노사분규등의 현상이 발생했었다. 결국 18세기 유럽의 영원한 진보, 발전에 대한 신앙이 헛된것이라는 자각이 인간에게 허탈감을 안겨주고 거기서 데카당스등 반문화적인 현상이 나온것이며 그것을 돌아보니 세기말 현상이라는 것이다.
현재도 그런 사이클이 계속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현단계에서는 19세기말보다는 20세기말이 낙관적이라고 여겨진다. 과거에 비해 인류가 보다 다양한 위치에 놓여있다는 판단때문이다.
20세기 들어 파시즘과 볼셰비즘등 두가지 도전중 하나가 성공했다면 조지 오웰이 예측한 악몽의 시대가 도래했을터이지만 다행히 전체주의는 몰락했다. 2차대전후 62년 쿠바의 핵위기당시처럼 미소충돌가능성을 고조시키면서 팽배했던 긴장은 냉전의 종식으로 더이상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게 됐다.
국제경제의 측면에서도 20세기초 겪었던 여러가지 긴장이 해소된 상태이다. 1차대전후 미국이 고립, 보호무역주의를 채택함으로써 국제무역질서를 무너뜨리고 세계경제에 대공황을 초래했던 사실에서도 긴장의 일단을 엿볼수 있다. 그러나 현재는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의 성공적인 타결로 세계무역질서는 오히려 강화되고 건강해졌고 UR타결은 세계경제에 새로운 생동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고 있다.
물론 당면한 문제도 많다. 가령 20세기말 소수민족주의가 이성의 한계를 벗어난 과격양상으로 각종 비극적 분쟁들을 발생시키고 있다. 유고와 아프리카등에서 벌어지는 분쟁들은 민족주의도 아니고 부족주의(TRIBALISM)라고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이러한 분쟁들이 굳이 말하자면 세기말증후군이라고 말할수도 있겠다. 그러나 전체적인 관점에서 21세기를 앞둔 인류의 위치는 희망적인 것이라고 본다.
○3가지로 변화
▲야코블레프=매세기마다 그 세기말의 현상이 다음 세기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 19세기말에는 사회주의사상이 급격하게 발전된 바 있다. 이 사상은 20세기들어 3가지로 나뉘어 각자 독특하게 변화됐다.
첫째는 사회민주주의로 가장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됐으며 두번째는 민족사회주의로 독일의 파시즘을 탄생시켰고 세번째는 국제주의적 볼셰비즘으로 소련을 만들었다.
20세기말인 현재 우리는 민족주의의 등장을 바라보고 있다. 민족주의가 21세기의 「얼굴」이 될 수 있을 것인가에는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특히 분리주의적 민족주의는 엄청난 부작용을 인류에게 가져올 뿐이다.
―엄청난 이념의 대립을 경험한 인류에게 이제 이념의 문제는 없을 것인가. 동구권 몰락이후 자본주의의 새 좌표는 어떠해야 하며 사회주의권은 어떻게 재편될 것인가.
▲캘러헌=이데올로기는 특정한 시대에 집단이나 사회의 이익이나 믿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한가지 이데올로기가 다른 이데올로기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지만 않는다면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가 공존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종교의 역사를 보더라도 그러하다. 서로 다른 종교들이 자신만이 절대적인 진리라고 주장하지 않는 한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것이 가능했다.
소련에서 실행에 옮겨졌던 공산주의가 막을 내렸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구 공산권이 한결같이 도입하고 있는 자유시장경제는 정체된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필수적인 도구이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모든 인류의 욕망을 충족시키기엔 불완전한 이데올로기이다.
공산주의의 몰락과 함께 다시 대두되고 있는 민족주의는 다른 나라에 대한 우월성을 입증하려는 호전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민족주의는 금세기말과 21세기초에 우리 모두에게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다.
▲커크패트릭=이념이라는 말의 의미가 퇴색됐다. 소련이라는 거대한 이념제국의 몰락으로 더이상 세계는 이념이라는 말에 노예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민주주의가 21세기를 지배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동유럽은 소련제국의 몰락으로 우선 민족적 자부심의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우선 지난 세대동안 소련이라는 거대한 물리적 지배체에 의해 눌려온 시대를 청산한후 자신의 민족적 특징을 구축해가면서 민주주의의 길을 다질 것이다.
▲야코블레프= 이념문제는 결코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며 다른 형태로 변질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폭력에 기초한 이념이 나올 수 있느냐 없느냐를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20세기를 이끌어 온 이념들은 솔직히 말하자면 폭력, 대립경쟁등에 기초한 사상들이었고 항상 상대를 멸망으로 이끌어가고자 했다.
사회주의도 자본주의도 현재와 같은 대립적 개념으로 발전되지는 않을 것이다. 양대이념은 장점을 살리면서 변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사회주의에도 선과 정의라는 중요한 덕목이 있다. 이같은 기본원리가 보다 발전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되어야 할것이다.
▲스즈키 요시오=사회주의 공산주의사상도 일신교적 래디칼리즘(급진주의)의 특징을 가진 근대서구문명의 하나의 귀결에 다름아니다. 그 중앙계획경제는 대량생산방식의 중화학공업이 산업발전의 주역인 동안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개인의 가치관이 다양화한 현대는 반도체기술에 바탕을 둔 다품종 소량생산방식의 정보산업이 발전의 주역이 되는 정보사회이다. 지령에 바탕을 둔 중앙계획경제의 비효율은 이제는 분명히 드러났다.
▲김경원=20세기의 이데올로기는 크게 보아 파시즘과 공산주의 그리고 여기에 대립했던 자유민주주의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엄격히 말해 자유민주주의는 공산주의나 파시즘과 동일한 차원의 이데올로기는 아니다.
왜냐하면 파시즘과 공산주의라는 이데올로기는 절대적 신앙에 가까운 세계관을 전제로 하고 있고 그것은 비단 정치 사회질서뿐아니라 경제 법률 예술에 이르기까지 인간생활의 모든 면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이론의 형태로 존재한다. 즉 이론을 뒷받침하는 대전제가 절대적인 것을 수용하도록 강요한다는 의미이다.
○건전한 비판 전제
그러나 자유민주주의는 절대적 가치의 수용이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 건강한 자기회의(skepticism), 건전한 비판정신을 전제로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념의 시대를 끝내고 다가오는 21세기에는 건강한 회의정신(spirit of skepticism), 그러니까 절대적 신앙, 절대주의에 대한 부정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21세기에는 본인의 절대진리를 소유한다는 독선주의를 포기, 극복하고 겸허한 자세로 정치 사회문제를 실험적인 정신으로 개혁해 나가는, 부단한 개혁과정으로 파악하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내가 몸담고 있는 사회과학원에서 최근 2년이상 「제3의 길은 없는가」하는 주제로 연구프로젝트를 추진해오고 있는데 그 잠정적인 결론은 제 3의 길이 하나가 아니라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그렇듯 다양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추구하는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질서의 조화문제라는 목표로 가는 길은 절대적인 의미에서 사회주의냐, 아니면 자본주의냐가 아니라 대립되는 두 극단적인 개념의 중간에 놓여진 다양한 혼합방식에 있을 수 있고 어떤 식의 혼합이 적합한가하는 것은 각 사회가 당면한 현실과 역사적 상황에 따라 결정될 문제가 아니냐는 생각이다.<5면에 계속>
<4면에서 계속>
―인류에게 21세기는 어떤 의미를 지닌 시대인가. 21세기를 지탱할 시대가치는 어떤 것인가.
▲김경원=뒤돌아보면 20세기는 거칠게 말해 전체주의의 도전과 실패의 역사로 볼 수 있다. 전체주의는 개인의 존엄성과 자유를 부정하는 이데올로기이다. 이런 이데올로기가 우익에서는 파시즘, 좌익에서는 공산주의라는 형태로 인류를 위협했으나 완전히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다. 결국 전체주의에 대항해 자유민주주의가 승리했다는 것이 현재의 시점에서 결론지을 수 있는 20세기의 역사적 의미일 것이다.
○전체주의는 실패
21세기를 지탱할 가치가 무엇인가하는 질문은 따라서 이같은 20세기의 경험에 비추어 살펴보아야 한다. 20세기를 토대로 보면 21세기에는 인간 개인의 자유를 어떻게하면 보다 확고하게 보장하는 사회질서 또는 국제질서를 구축할 것인가하는 문제가 인류공동의 과제이다.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면서 공동체전체의 질서를 유지하는 방법에 관한 문제는 사실 인류가 태초부터 부딪쳐온 근본적인 문제였다. 그러나 이문제가 21세기에 새로운 의미를 갖는 것은 사회질서를 내세워 개인의 자유를 말살하려던 전체주의가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에 개인의 자유를 부정하는 이데올로기는 이제 소용없게 되었다는 점에 기인한다.
따라서 21세기의 시대가치는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가운데 사회전체의 이익을 도모해야 하는, 어려운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데서 찾아야 한다고 볼 수 있다.
▲스즈키 요시오=르네상스로 시작된 근대서구문명이 아시아를 포함한 지구상의 구석구석에 침투한 것이 20세기이지만 그 근대서구문명이 갖는 일신교적인 합리주의, 단기적인 기회균등주의, 래디칼리즘등의 여러특징이 큰 한계에 부딪친것이 2000년을 맞이하려고 하는 현대세계의 모습이다.
개인뿐만아니라 국가와 민족의 가치관이 다양화하고 국가나 민족이 개성을 주장하는 21세기의 질서를 갖는 지도원리로서는 일신교적 합리주의, 단기적인 기회균등주의, 래디칼리즘은 부적절하다.
동아시아의 문화에는 다신교적인 절충주의, 장기적인 입장에서 생각하는 기회균등주의, 점진주의의 전통이 있다. 이 전통적 문화를 세계의 지도원리로 살리기 위한 장기적인 도정이 21세기를 향해 지금 시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치관의 다양화
나는 근대서구문명의 모든 점을 부정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원리로서의 민주주의와 경제원리로서의 시장경제는 근대 서구문명에서 받아들인 인류공통의 귀중한 유산이다. 이 두가지 원리에 바탕을 두고 가치관의 다양화를 수용할 수 있는 사회와 세계질서를 창조하는데 동아시아의 전통적 문화의 역할이 크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커크패트릭=20세기의 마지막 10년은 엄청난 변화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시대가 21세기에도 계속될 것이 틀림없으며 20세기의 마지막 5∼6년이 이 변화의 방향 또는 의미를 확정짓게 될것이다. 21세기는 20세기가 잘마무리를 해준다면 아마도 민주주의와 기술이 꽃피는 세기가 될것이다.
▲야코블레프=21세기는 과학과 기술이 고도로 발전한 사회가 될것이다. 인류는 어떤 의미에서 볼때 과학과 기술의 발전덕분에 엄청난 혜택을 누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이미 20세기에도 이루어졌다.
그렇지만 정치와 군사가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주도했으며 인류의 행복과 번영에는 커다란 기여를 하지 못했다. 21세기는 과학과 기술의 진보와 발전이 정치나 이념, 국가에 의해 좌우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인류를 위한 보편성과 도덕성에 따라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얼마나 이루어졌느냐에 그 가치를 두어야할 것이다. 21세기는 그런 의미에서 정치, 이념, 군사의 대립에서 벗어나 진정한 인류의 발전이라는 공동목표를 통한 시대적 가치관이 정립되어야 할것이다.
○엄청난 변화 계속
▲캘러헌=지난 30여년간 정보 기술의 발달은 괄목할 만한 것이었다. 앞으로도 눈부신 발전은 계속될 것이다. 민주사회에서 지식의 자유로운 교환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것이며 우리 사회는 정보기술을 받아들여 슬기롭게 활용하게 될 것이다.
노동의 방법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대한 업무용 빌딩군과 수많은 노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일하는 방식은 옛날의 일로 되어버릴지 모른다. 이같은 사회에서는 인류가 정보의 홍수를 겪게 되는데 적절한 정보를 선택할 수 있는 능력 또한 중요해진다. 국제사회가 정보기술을 잘 활용한다면 21세기에는 아직도 후진 상태에 있는 사회를 발전시키는데 필수적인 도구가 될 것이다.
―기술의 눈부신 발달은 물적토대의 급변을 가져왔다. 21세기의 지식정보사회가 가져다 줄 생산양식의 변화와 고도지식사회의 등장은 우리를 어떻게 변모시킬 것인가.
▲야코블레프=기술의 발전을 오직 과학부문에만 한정시킨다면 인류의 정신문화는 황폐화될 수도 있다. 과학과 기술의 진보에 앞서 정신적인 진보를 항상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인간은 결코 과학과 기술의 종속변수는 아닐 것이다.
▲커크패트릭=커뮤니케이션과 정보흐름의 속도면에서 인류는 향후 21세기를 통해 엄청난 변화를 겪을것이다. 세계공동체가 형성된다고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한 표현이 될것이다.
▲김경원=기술은 근본적으로 인간을 자연의 제약에서 해방시키는 수단이라고 본다. 그런데 기술이 인간에게 긍정적인 결과뿐 아니라 문제도 함께 발생시키는 사실이 유념할 대목이다. 인간이 자연의 속박을 벗어남에 따라 새로운 힘을 획득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힘의 결과로서 인간과 자연간의 관계가 아니라 사회관계, 사회속의 인간간의 관계가 영향을 받게되고 여기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갈등 부작용
구체적인 예를 들면 기술의 발전은 생산효율성은 엄청나게 성장하고 육체노동의 가치는 혁명적으로 저하되는 대신 지식활동, 지식서비스의 경제적 가치가 높이 평가되는 경제사회질서로 전세계가 이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어떤 계층은 혜택을 보게되고 어떤 계층은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어 사회의 갈등이 조성된다. 이런 것이 기술의 부작용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21세기 기술의 혁명적인 발전을 내다보면서 생각할 것은 사회전반에서 기존의 틀이 무너지고 혼란에 빠지는, 즉 디스로케이션(전위)의 문제다. 또 물적토대를 급변시킬 기술의 발달은 결국 새로운 틀을 어떻게 구축하고, 구성하고, 창조할것인가 하는 보다 어려운 문제를 제기할것으로 보인다.【정리=남영진기자】
◇김경원(사회과학 원장·전주미대사·57)
◆약력
▲1936년 평남 진남포생
▲59년 미윌리엄스대 정치학과졸
▲63년 미하버드대 정치학박사
▲동년 캐나다요크대 조교수
▲67년 미뉴욕대 부교수
▲70년 미뉴욕대 주임교수
▲71년 고대정경대 교수
▲75년 대통령정치담당특보
▲80년 대통령비서실장
▲82년 주유엔대사
▲85년 주미대사
▲88년 외무부본부대사
▲89년 사회과학원장
▲91년 서울국제포럼회장
▲저서 「혁명과 국제체제」
◇커크패트릭(미조지타운대교수겸 AEI선임연구원·전유엔대사·67)
◆약력
▲1926년생
▲46년 스테픈대 졸(BA)
▲48년 콜럼비아대 졸(MA)
▲50년 콜럼럼비아대 박사학위(PH.D.)
▲77∼81년 주유엔대사(장관급)
▲미시건대 조지타운대 히브리대등에서 명예박사학위 취득
▲국민최고훈장인 「자유의 메달」(MEDAL OF FREEDOM) 수상
▲저서 「전체주의사회의 몰락」등 7권
◇캘러헌(영 스완시아 웨일즈대총장·전영국총리·81)
◆약력
▲1912년생
▲29년 고교 졸업후 세무공무원 시작
▲31년 노동당 가입
▲42년 해군입대
▲45년 하원의원 당선
▲64∼67년 재무장관
▲67∼70년 내무장관
▲76∼79년 총리
▲80년 노동당 당수직 사퇴
▲87년 최장수 의원(32년)으로 정계은퇴. 귀족작위받고 상원의 원이 됨
▲86년∼현재 스완시아 웨일즈대학 총장
▲저서 「시간과 기회」「분열된 가정」
◇소화택(중국인민일보사장·60)
◆약력
▲1933년 절강성 순안현생
▲51년 인민해방군 입대
▲58년 인민대학 철학과 철학대학원 졸
▲64년 당중앙군사위 기관지 해방군보에서 언론활동 시작
▲81∼85년 해방군보 부사장
▲85∼89년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선전부장
▲88년 인민해방군 소장으로 진급
▲89∼93년 인민일보 총편집인(장관급)
▲92년 인민일보 사장
▲화유,장유,화필유등의 필명을 갖고 있음
◇스즈키(일 노무라(야촌)종합연구소 이사장·62)
◆약력
▲1931년생
▲55년 도쿄대 경제학부 경제학과졸,일본은행 입사
▲72년 도쿄대 비상근강사 겸임
▲74년 일본은행 조사부 과장
▲76년 도쿄대 경제학박사
▲84년 일본은행 금융연구소 소장
▲89년 노무라종합연구소 부이사장
▲91년 동이사장
▲저서「일본금융경제론」「일본경제의 재생」등
◇야코블레프(러시아연방 방송위원장·전대통령수석고문·70)
◆약력
▲1923년생
▲미콜럼비아대 유학, 역사학 박사.소련과학아카데미회원
▲46∼53년 소련공산당 중앙위원회 위원
▲73∼83년 주캐나다 소련대사
▲86∼90년 소련공산당 중앙위원회 서기
▲89∼90년 소련최고소회의(의회)대의원 소련공산당 정치국후보위 원
▲92∼현재 러시아대통령 직속 정치범복권위원회 위원장
▲저서 「현실주의―페레스트로이카의 땅」「트루먼에서 레이건까지」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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